[기고]경제침체기에 법인세율 인상은 세수증대 보장 못해

홍기용 인천대경영대교수
2016.08.03 06:30

정치권에서 법인세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이명박정부가 출범한 2008년 이후 법인세율을 인하해 줬지만, 대기업에만 도움이 되었다고 보고 있다. 이런 이유로 법인세 과세표준 500억원의 구간을 신설해 최고세율을 종전 22%에서 25%로 되돌려 놓겠다고 한다.

현재는 법인세율이 과세표준 2억원 이하는 10%, 2억원에서 200억원까지는 20%, 200억원 초과는 22%이다.

대기업에 대한 법인세인상은 여러 고려할 점을 충분히 검토한 후 신중히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먼저 대기업에게만 법인세 인하를 해 줬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07년 이전의 법인세율은 과세표준 2억원이하는 13%, 2억원에서 200억원까지는 25%, 200억원 초과는 23%였다. 이 기준으로 보면 과세표준 2억원에서 200억원까지 기업들의 법인세율 인하가 대기업에 비해 더 컸다.

대기업의 법인세율을 올리는 이유는 법인세 세수를 늘리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세율이 올라간다고 법인세 세수도 증가한다는 보장은 없다. 법인세는 법인소득에 세율을 곱하여 계산한다는 점에서, 세율보다는 기업성과가 반영되는 법인소득의 추이에 따라 세수가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8년에 법인세율을 인하한 직후 2009년에는 법인세의 세수가 감소했지만, 2010년부터 2012년에는 오히려 법인세가 늘어났다. 2013년과 2014년에는 법인세율의 인하가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법인세는 역으로 줄어들었다. 법인세의 세수는 세율보다는 기업경영성과를 나타내는 법인소득의 추이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법인세 세부담이 중소기업에 비해 낮지 않다. 국세통계연보에 의하면 2014년의 총 55만개의 기업중 과세표준 500억원을 초과하는 대기업은 417개이다. 이들 대기업의 법인세부담액은 총법인세중 약 58%를 차지한 20조원이었다. 수입금액대비 부담세액의 비중은 1.4%였고, 과세표준 500억원이하 기업들은 0.6%였다. 이 점에서 대기업의 세부담이 중소기업에 비해 낮지 않았다.

대기업의 법인세율을 인상하면 오히려 중소기업이 불리할 수 있다. 시장지배력이 있는 대기업은 늘어난 세금을 하청기업 등 중소기업에 전가시켜 궁극적으로는 국가 경제에도 악영향을 주어 국민에게 피해를 줄 수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법인세율의 조정은 국제간 비교가 요구된다. 우리나라 대기업은 외국자본의 의존도가 높다. 외국자본의 국가간 이전이 자유로운 현대에서는 투자의 주요 고려요인에 속하는 법인세율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자본시장이 악화되고 기업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많은 국가에서는 법인세율을 올리기보다는 내리는 추세이고, GDP(국내총생산)대비 법인세부담이 우리나라의 경우 OECD 평균치보다 높다는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대기업에 대한 법인세 인상을 소득재분배의 차원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가르는 접근은 하지 말아야 한다. 대기업의 주주는 부자도 있지만 서민도 있다는 면에서, 법인세를 통한 소득재분배는 어렵다. 소득재분배는 초과누진세율이 적용되는 소득세에서 해결하여야 한다. 법인은 투표권이 없다보니, 법인을 상대로 쉽게 증세를 거론하는 것 같다.

최근 경제침체기를 겪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조세혜택을 부여하지 않고, 오히려 법인세 인상을 추진하고 비과세·감면 등을 축소하겠다는 것은 역행이다. 경제가 어려울 때 세율 등을 올린다고 세수확보를 보장할 수도 없다. 영국의 EU탈퇴 등 국제경제환경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시점에서 법인세 인상의 거론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증세보다 복지지출 등 세출구조를 먼저 조정할 필요가 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기업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법인세를 늘리는 가장 강력한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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