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말로 내가 갈 길"…2선 시장이 'K출판 구원투수' 된 이유

전주=오진영 기자
2026.09.01 16:00

[문화 人사이드]⑤김승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

[편집자주] 연간 111조원(2025년 기준)을 수출하는 K컬처. 어느덧 세계를 거머쥔 K컬처의 얼굴들을 만나봅니다. 희망부터 미래 전망, 걸림돌 등 그들이 풀어놓는 풍성한 이야기들을 전해 드립니다.
김승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즐겨 읽는 책을 들어 보이고 있다. / 사진 = 오진영 기자

지난 4월 오랜 공백을 깨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 자리에 김승수 전 전주시장이 임명됐을 때 출판업계에서는 환영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2차례에 걸쳐 전주시장을 지내며 보여 온 책에 대한 각별한 애정 덕택이다.

김 원장은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정치 못지않게 출판 지원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역대 최저 수준의 성인 독서율(38.5%)을 기록하며 '책 안 읽는 대한민국'이 된 우리나라를 살리기 위해서는 진흥원의 역할이 꼭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는 "(진흥원장 자리보다) 월급이 많거나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자리도 있지만 이 일이야말로 내가 꼭 가야 할 길"이라며 웃었다.

그가 진단하는 독서율 감소의 원인은 크게 2가지다. 첫째는 여유가 없어진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고, 둘째는 유튜브 등 자극이 강한 콘텐츠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독서율 증가를 위해 우선 필요한 것은 사람들에게 책이 흥미로운 소재라는 인식을 조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김 원장은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책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서점의 행사나 작가 참여 콘텐츠 등으로 책에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독서율 수요 감소는 영세 출판사들과 2331곳의 지역서점을 고사 위기로 내몰았다. 출판사가 찍어낸 책을 팔고 지역 서점의 도서 구매를 지원하지 않으면 위기는 더 심화될 수 있다. 김 원장은 "독서 촉진 정책이라고 해서 독서 수요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며 "출판사가 좋은 책을 만들고 서점이 책을 잘 팔 수 있게 돕는 것도 출판계에 굉장히 중요하다"고 짚었다.

김승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이 '전주책쾌와 함께하는 인생독서X인생서점' 행사에 참여한 모습. / 사진제공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그는 국내 출판업계의 해외 진출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 책을 사고 싶어하는 해외 수요는 많지만 정작 출판사들은 규모 문제로 이들과 교류할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 김 원장은 "최근 열린 진흥원의 지원 행사에서 우리 출판사 1곳에 해외 출판사 20곳이 달라붙을 정도로 'K북'이 인기가 있다"며 "기관 차원에서 접점을 만들어 줘야 이들이 해외 무대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이에 지원이 더 필요한 곳은 '책 번역'을 첫 손에 꼽았다. 우리가 우수한 책을 출판하고도 해외 독자들에게 맞는 번역이 어려워 진출을 막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교육 기관이나 관련 정책 등 지원 확대를 서둘러야 한다. 출판사를 겨냥한 직접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냈다. 인쇄와 인건비 등 제작 비용이 상승하고 있어 세액 공제 혜택을 주거나 보조금 등을 지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출판시장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장르 전환'도 적극 돕겠다는 목표다. 웹툰이나 게임, 드라마·영화 등 수요가 꾸준히 오르고 있는 분야에 책 IP(지적재산권)를 판매할 수 있다면 영세 출판사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김 원장은 "IP 교육이나 컨설팅, 국내외에서 상담회를 여는 등 여러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해외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출판업계나 정부, 대통령까지 나서 '출판을 살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지금이 시장을 살릴 적기"라며 "독서 트렌드(유행)를 퍼트려 '책 읽는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분기점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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