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집값 잡는 금리인상…취약기업·자영업자엔 부담"

최민경 기자
2026.09.22 12:56

(종합)

(서울=뉴스1) = 장정수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 상황(2026년 9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9.2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잇달아 올린 가운데 금리 상승 충격이 취약기업과 자영업자 등으로 번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금리 인상은 수도권 집값과 가계부채 등 금융불균형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지만 이미 상환능력이 떨어진 차주에게는 이자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진단이다.

한은은 22일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최근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하고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대출 증가 압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취약부문 부실과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등의 위험요인이 잠재해 있다"고 진단했다.

중장기 금융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올해 2분기 말 46.5로 장기평균 수준까지 올랐다. 2024년 1분기 37을 기록한 이후 오름세를 지속했다.

한은은 현재까지 집계된 지표를 토대로 3분기에도 FVI가 2분기보다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7·8월 연속 기준금리 인상과 정부의 부동산 대책, 주가 조정에 따른 레버리지 축소는 상승세를 제약할 수 있다고 봤다.

금리 인상의 금융안정 효과는 시차를 두고 나타날 전망이다. 한은은 금리 인상이 금융불균형 축적 위험을 완화할 수 있고 이에 따른 부담도 대체로 감내 가능한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취약부문은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기업 부문의 금리 취약성이 가계보다 큰 것으로 분석됐다. 가계는 과거 금리 인상기에 비해 변동금리 대출과 취약차주 비중이 줄었지만 기업은 한계기업과 취약기업 비중이 오르고 변동금리 대출 비중과 연체율도 높은 상황이다.

장정수 한은 부총재보는 "가계부문은 취약차주 비중이 줄었지만 기업부문은 한계기업이나 취약기업 비중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변동금리 대출 비중도 더 올라갔다"며 "기업 취약부문의 금리 상승 부담이 가계보다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경우 이자 부담은 가계에서 약 3조3000억원, 기업에서 약 3조6000억원 늘어 모두 약 7조원 증가한다.

자영업자와 한계기업의 부실 위험도 커졌다. 올해 2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은 1098조5000억원으로 금융권 전체 대출의 28.2%를 차지했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99%로 장기평균 1.60%를 웃돌았고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12.71%까지 높아졌다. 취약 자영업자의 신규 연체 진입률도 지난해 말 3.17%에서 올해 2분기 3.60%로 상승했다.

기업 중에서는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한계기업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 19.1%까지 올라갔다. 특히 부동산과 숙박·음식 등 내수업종에서 한계기업이 늘어난 가운데, 이들 기업에 대한 대출은 은행보다 비은행권에 더 많이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둔화나 금리 상승 등 충격이 커질 경우 비은행권의 건전성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가계부채의 양적 지표는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올해 1분기 85.3%에서 2분기 약 81%까지 하락한 것으로 추정됐다.

장 부총재보는 "현재의 가계부채 증가율과 명목GDP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연말에는 70% 후반까지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가계부채 비율 하락의 상당 부분이 명목GDP가 굉장히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득 개선 효과도 부문별 온도차가 있고 부동산 가격 상승 지속 리스크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가계부채 비율이 임계치 수준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음에도 가계부채 관리 기조는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금융시장 변동성도 변수다. 금융시스템의 단기 불안 정도를 나타내는 금융불안지수(FSI)는 7월 19.3에서 8월 19.5로 올라 주의단계에서 상승했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이 중장기적으로 금융불균형을 낮추는 반면 단기적으로는 차주의 원리금 상환 부담과 금융시장 가격 조정을 통해 금융불안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향후 통화정책을 물가와 성장뿐 아니라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상황을 함께 고려해 운용할 방침이다. 취약부문에 대해서는 재정·금융정책을 통한 선별 지원을 병행하되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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