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도체 슈퍼 사이클(초호황) 등을 반영해 다시 계산한 올해 초과세수 규모가 63조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추가경정(추경) 예산안을 편성할 때 이미 늘려잡은 세입예산(+25조2000억원)을 고려하면 당초 예상보다 88조4000억원의 세금이 더 걷힐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초과세수 중 일부를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할 예정인데, 정확한 적립 규모는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일각에선 이미 내년 예산안에 담긴 162조3000억원에 초과세수분이 반영되면 미래대응기금 규모가 200조원 안팎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30일 열린 세수추계위원회에서 세수 재추계를 한 결과, 올해 국세가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한 추경(415조4000억원) 대비 63조2000억원 많은 478조6000억원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본예산(390조2000억원)과 비교하면 104조7000억원 많은 규모다.
세수 오차율은 추경 기준 15.2%다. 최종예산 기준 역대 5번째로 큰 오차율이다. 역대 1위 세수 오차율 기록은 한국전쟁 때인 1950년(21.5%)이다. 다만 올해 본예산을 기준으로 한 오차율은 22.7%다.
당초 재정경제부는 올해 390조2000억원의 국세가 걷힐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8월 올해 예산안을 편성하며 예상한 전망치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예상치 못한 반도체 초호황을 맞이하면서다. 이에 정부는 지난 3월 추경을 편성하며 25조2000억원의 세금이 더 걷힐 것으로 예측했다. 이후 더 극적인 활황을 띤 반도체 경기는 이번 재추계치에 추가 반영됐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추경 대비 법인세가 35조원 더 걷힐 것으로 봤다. 소득세 수입도 15조6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반도체 활황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은 244조9000억원에 이른다. 추경 편성 당시 시장 전망치 146조6000억원보다 100조원 가까이 실제 실적이 늘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실적에 대한 법인세 중간예납분이 크게 증가했다. 또 두 회사 실적 호조는 성과급 증가 등 임금상승률 증가로 이어져 소득세 증가를 불러왔다.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증시 호조도 세수를 끌어올렸다. 증권거래세와 농어촌특별세의 추경 대비 초과세수는 각각 1조9000억원, 6조7000억원이다. 농특세는 다양한 세금에 연동해 부과되는데, 코스피 증권거래세에도 연동된다.
초과세수 활용방안은 미확정 상태다. 기본적으로 초과세수 용처는 국가재정법에 규정돼 있다. 먼저 국채상환에 쓴 뒤 남은 세계잉여금을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내려 보내야 한다. 이후 남은 재원의 30% 이상은 공적자금상환기금에 출연하고, 그렇게 남은 돈의 30% 이상을 국채나 정부 차입금, 국가배상금 등 원리금 상환에 쓰도록 하고 있다. 이 모든 절차를 거치고도 남는 돈은 추경 예산 재원으로 활용하거나 내년도 세입에 이연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는 미래대응기금이란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 재원 중 하나로 초과세수를 제시한 상태다. 앞서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담은 162조3000억원에 초과세수분이 전체가 추가되면 산술적으로 미래대응기금 규모는 200조원을 훌쩍 넘게된다.
김병철 재경부 조세총괄정책관은 "현재 국회에 제출된 법(미래대응기금 설치 및 운영에 관한법)에는 초과세수를 미래대응기금에 전입할 수 있단 규정이 있다"며 "초과세수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관계부처 협의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