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실외이동로봇의 안전인증을 시행하고 있지만 2024년 이후 사고·오작동 사례가 16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사고의 절반 이상이 횡단보도에서 발생했고, 차량과 충돌한 사례도 잇따랐다.
2일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24년 실외이동로봇 운영 이후 발생한 사고·오작동은 총 16건으로 집계됐다. 실외이동로봇 운행안전인증은 로봇이 정해진 안전기준을 충족하는지 확인하는 제도다.
사고 장소별로는 횡단보도가 10건으로 가장 많았고 인도 4건, 이면도로·주차장 2건이었다. 사고 원인은 외부환경 영향이 11건으로 가장 많았다. 로봇 자체 문제는 3건, 운영자 문제는 2건이었다. 피해 유형별로는 대물 사고가 15건, 대인 사고가 1건으로 대부분 재산 피해로 이어졌다.
제조사별로는 로보티즈AI가 9건으로 가장 많았고 뉴빌리티 3건, 우아한형제들 2건, 도구로보틱스 2건이었다. 로보티즈AI의 '개미'는 2025년 6월부터 올해 7월까지 인도와 횡단보도에서 차량과 충돌한 사례가 반복됐다. 횡단보도에서는 좌회전·우회전·직진 차량과의 충돌이 각각 발생했다.
횡단보도 사고는 2024년부터 이어졌다. 2024년 11월에는 우아한형제들의 '딜리'가 신호등이 없는 간이 횡단보도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우회전 차량과 접촉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뉴빌리티의 '뉴비'가 횡단보도 주행 중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면서 차량과 접촉했다. 두 사고 모두 로봇과 차량 외부가 파손됐으며 사고 원인은 외부환경으로 분류됐다.
대인 사고도 1건 있었다. 2025년 4월 도구로보틱스의 '패트로버'가 인도를 주행하던 중 로봇을 따라가던 아동과 충돌했다. 아동이 넘어지는 과정에서 바퀴에 머리카락이 끼어 일부 유실됐고 두피에 긁힌 상처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사고는 외부환경 영향으로 분류됐으며 사고 처리가 진행 중이다.
차량 충돌 외에 주행 과정에서 시설물이 훼손된 사례도 있었다. 뉴빌리티의 '뉴비패트롤'은 올해 7월 아파트 단지 내 인도를 주행하던 중 문제가 발생해 바닥의 보도블록 표면 약 3200개가 훼손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달 뉴빌리티의 뉴비패트롤에서는 타이어가 이탈하는 사고도 발생해 처리가 진행 중이다.
현재 실외이동로봇 운행안전인증은 신규인증 23건, 변경인증 25건으로 집계됐다. 인증 이후 소프트웨어나 관제장치 등을 변경할 경우 변경인증 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으며, 최초 인증일로부터 2년이 지난 제품에는 정기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관계자는 "현재 인증은 횡단보도에서 자율주행으로 건너갈 수 있는지, 신호를 잘 지키는지, 장애물을 피해 갈 수 있는지 등을 판단하는 것"이라며 "눈앞에서 보이는 장애물을 피하는 것과 달리 즉각적인 반응이 필요한 상황은 아직 기술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인증을 강화하면 업체들이 강화된 기준에 맞춰 기술을 개발해야 해 인증 자체가 기술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며 "현재는 도로에서 주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술 수준을 평가할 수 밖에 없다. 조금 더 자율주행으로 익숙해지고 로봇도 학습이 돼야 사고가 줄어들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실외이동로봇 배상책임보험도 운영되고 있다. 한국AI·로봇산업협회는 2024년 1월 실외이동로봇 배상책임보험 상품을 출시했으며, 올해 9월 현재 보험에 가입한 로봇은 357대로 집계됐다. 사고 발생 시 보험사가 사고영상 등을 바탕으로 법률상 배상책임 여부를 판단해 보험금을 지급하거나 면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