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비롯한 전국 주택 월세가격이 전방위로 오르고 있다. 전국 공표지역 10곳 중 9곳의 월세가 상승했고 서울에서는 25개 자치구 월세가격이 일제히 뛰었다. 커진 임차비 부담이 일부 세입자의 외곽 주택 매수를 자극하면서 월세 상승이 매매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공표지역 182곳 가운데 월세가격이 오른 지역은 162곳으로 전체의 89%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전세가격 상승지역은 151곳, 매매가격 상승지역은 115곳으로 월세 오름세가 가장 넓게 확산하는 모습이다.
특히 서울은 25개 자치구의 월세가격이 모두 올랐다. 서울 월세통합가격은 한 달 만에 0.82% 상승했다. 강북 14개구 상승률은 0.94%로 강남 11개구(0.70%)보다 0.24%포인트 높았다.
서울 25개 자치구의 아파트 평균 월세는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 연속 동반 상승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5년 7월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이 중 21곳은 각 자치구 기준으로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긴 연속 상승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지난해 8월 144만원에서 올해 8월 164만원으로 1년 만에 20만원 올랐다. 평균 월세가 200만원을 넘은 자치구도 1년 전 4곳에서 6곳으로 늘었다. 용산구가 282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서초구 281만원 △강남구 274만원 △성동구 253만원 △송파구 236만원 △광진구 206만원 순이었다. 유일하게 100만원을 밑돈 중랑구도 96만9000원으로 100만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평균 월세는 강남권과 한강과 맞닿은 이른바 한강벨트 지역에서 높았지만 상승률은 외곽지역이 이끌었다. 성북구는 월세가격이 8월 한 달 동안 1.54% 올라 서울 25개 자치구 중 상승률 1위에 올랐다. 노원구(1.49%)와 도봉구(1.14%)가 뒤를 이었고 구로구와 금천구도 각각 1.01%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아 임차 수요가 몰리는 지역의 월세 부담이 더 빠르게 불어나는 상황이다.
월세 수급도 빠듯하다. 8월 월세수급지수는 전국 105.1, 수도권 109.5, 지방 101.0으로 모두 기준선인 100을 웃돌았다. 수도권은 7월 109.4에서 109.5로 상승했다. 수급지수가 100보다 높을수록 월세를 찾는 임차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높은 집값과 대출 규제로 주택 구입을 미룬 수요가 임대차시장에 머무는 데다 전세 매물 부족과 전세의 월세 전환까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월세 비용이 계속 오르면서 자금 여력이 있는 세입자 중 상대적으로 저렴한 서울 외곽지역과 인접 경기도 주택을 사려는 수요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월세 상승세가 두드러진 서울 외곽에서는 아파트 매매가격도 가파르게 올랐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 기준 올해 들어 9월 둘째 주까지 성북구 아파트값은 14.01% 상승해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이 뛰었다. 서대문구(11.45%), 강서구(11.35%), 구로구(11.32%), 노원구(10.73%)도 두 자릿수 상승하며 서울 평균인 7.94%를 크게 웃돌았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월세 상승은 무주택자의 고정 주거비 지출을 늘려 가처분소득을 위축시키고 자가 마련을 위한 종잣돈 축적도 지연시킨다"며 "주거 불안을 피하기 위해 상환 능력 이상의 무리한 대출을 일으키거나 서울 외곽·수도권의 저가 주택을 서둘러 매수하는 일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