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 고객 많지 않다" 은행 문 30분 늦게...출근도 늦춰질 듯

박소연 기자
2026.09.29 17:33

내년 4월부터 은행 영업시간 기존 7시간→6시간 반으로 단축
영업시간 단축은 건국 이래 최초…금요일 '라스트콜' 도입도

2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ATM 앞으로 시민이 이동하고 있다. 2026.9.2/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은행 정규 영업시간이 18년 만에 전격 변경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의 지속적인 주 4.5일제 도입 요구와 비대면 금융 확대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와 사용자 측은 전날 은행 점포 영업시간을 30분 단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올해 산별중앙교섭을 잠정 타결했다. 오는 4월부터 개점 시간을 현행 오전 9시에서 9시 30분으로 늦추는 방식이다. 점포 문을 닫는 시간은 오후 4시로 유지된다.

코로나 확산에 따른 한시적 단축을 제외하면 은행권의 정규 영업시간이 바뀌는 것은 18년 만이다. 은행권은 2009년 4월 영업시간을 기존의 오전 9시30분~오후 4시30분에서 오전 9시~오후 4시로 30분씩 앞당겼다.

은행 점포의 7시간 영업시간 자체를 단축하는 건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개점 시간이 30분 늦춰지면서 영업점의 하루 고객 응대 시간도 기존보다 30분 줄어들게 된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지부들에 "건국 이래 최초로 은행 영업시간을 30분 단축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지난해 금융노조의 주 4.5일제 도입 요구로 사측이 금요일 근무시간 1시간 단축에 합의했지만 영업시간은 변경되지 않았다. 영업시간이 단축되면 고객 불편이 수반될 수밖에 없단 이유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시 "영업시간 변경은 하지 않는 조건으로 사측이 합의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2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영업부에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2026.01.02. /사진=뉴시스 /사진=조성우

1년 만에 영업시간이 변경된 배경엔 비대면 금융 확대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융노조가 그간 요구해온 금요일 조기퇴근(오전만 근무하고 퇴근) 방식의 주 4.5일제에 비해 오전 영업시간을 30분씩 늦추는 것이 반발이 적다는 점에서 사측에서 타협에 나섰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침 9시부터 은행에 오실 분은 많지 않다. 오전엔 영업점이 비교적 한가하기 때문에 이번 변경으로 고객 불편이 크게 초래될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밝혔다.

금융노조 측은 당초부터 영업시간 단축을 요구해왔으며,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뤄낸 것일 뿐이란 입장이다. 9시에 은행 점포가 문을 열려면 은행원들은 약 30분 먼저 출근해야 한단 이유에서다. 이번 점포 영업시간 단축으로 은행원들의 출근 시간도 기존 8시30분에서 9시로 늦춰지고 근로시간이 그만큼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그만큼 임금이 줄어들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일반적인 사무직 직장인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는데 은행원들은 9시에 문을 열기 위해 8시30분까지 출근해서 준비해왔다"며 "4시에 영업점 문 닫는다고 퇴근하는 게 아니라 6시까지 일한다. 추가적인 노동을 하고 있었던 '비정상'의 상태를 정상화한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계약서상 근로시간은 원래 9시부터 6시로 돼 있기 때문에 임금 등에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노사는 이번 합의에서 금요일 1시간 조기퇴근제를 정착시키기 위해 음식점의 '라스트오더'와 같이 영업시간 종료 30분 전부터 신규 고객 접수를 마감하는 '고객마감제도(라스트콜)'도 도입키로 했다. 이에 금요일엔 은행 영업시간이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로 기존보다 1시간 줄어든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라스트콜이 시행되더라도 금요일 영업 종료시간은 오후 4시로 유지되며, 잠정합의에서 오후 3시30분부터 신규 고객의 업무 접수를 일률적으로 중단하도록 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라스트콜은 영업 종료에 앞서 마감업무를 준비하고, 정해진 영업시간 내 원활한 업무 마무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운영한다는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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