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청년창업사관학교 폐지 결정에 총동문회 "지역창업 위축 우려"

고석용 기자
2026.09.2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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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창업의 시작에서 성장까지' 세미나 /사진=고석용 기자

"청년창업사관학교(이하 청창사)는 지방의 창업가들에게는 공교육 기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수도권엔 청창사 말고도 인프라가 많죠. 하지만 지역에서 청창사는 유일한 학교이자 기회의 사다리입니다."

청년창업사관학교 6·7기 출신의 창업가인 정지성 에스오에스랩 대표가 28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창업의 시작에서 성장까지'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정부가 내년부터 청창사를 폐지하기로 하면서, 청창사 동문회와 장철민 더불이민주당 의원이 공동 주최해 열렸다. 세미나에는 청창사 출신 창업가 100여명이 참석했다.

2011년 출범한 청창사는 만 39세 이하 초기 창업가들에게 최대 1억원의 사업화 자금과 사무공간, 시제품 제작시설 등 인프라, 교육·코칭 등을 종합 지원해온 사업이다. 16년간 9300여명의 창업가를 배출했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직방 등의 유니콘 기업이나 에스오에스랩, 오픈놀 등 코스닥 상장사들도 청창사 출신이다.

졸업생 기업들의 성과가 나오고 있지만 중기부는 내년부터 청창사를 폐지한다는 계획이다. 운영상 비효율이 많았다는 이유다. 이소영 중기부 장관은 지난 15일 인사청문회에서 청창사가 제공하는 지원 중 하나인 공간제공을 거론하며 "입주 신청률이 8%대에 그친다"며 폐지의 대표적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청창사 출신 기업들은 비효율을 개선한다 하더라도 폐지 결정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청창사 총동문회 회장인 류정원 힐세리온 대표는 "만약 비효율이 있었다면 제도를 개편하면 된다"며 "실리콘밸리처럼 후배 창업가를 육성하는 생태계를 단절시키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국내 1세대 벤처기업인 이금룡 도전과나눔 이사장도 "청창사라는 신뢰 자본을 없애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특히 이날 세미나에서는 청창사 폐지가 지방 창업생태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정지성 대표는 "청창사 덕분에 성공한 선배 창업가들이 지역까지 와서 가감없이 노하우를 전달해줬고, 지방의 청년 대표들은 꿈을 키울 수 있었다"며 "대치동 스타강사가 시골 마을에서 아이들을 가르쳐주던 교육기관이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청창사는 전국 19개 캠퍼스 중 14개가 비수도권에서 운영되고 있다. 비수도권 지역의 창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역할이 크다는 설명이다. 실제 제주 등 비수도권 일부 지역은 지난해 모집 경쟁률이 전국 평균(5.5대1)을 웃돌면서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동문들은 당장 내년 폐지가 번복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청창사의 네트워크와 브랜드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달라는 입장이다. 류정원 대표는 "16년간 이어진 청년과 지역을 엮는 네트워크를 대한민국의 자산으로 계속 끌고 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장철민 의원은 "청창사의 눈에 보이지 않는 선후배 생태계, 네트워크 등의 존재 여부는 중기부와 예산처에서도 알지 못했을 것"이라며 "국회와 정부가 다양한 논의를 해보고 향후 창업 지원정책을 설계하고 평가할 때 입체적인 조망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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