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장기펀드 지원 AC 6곳, 서류심사서 전멸…"펀드운용 경험 발목"

고석용 기자
2026.09.2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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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성장펀드 초장기기술투자펀드 서류심사 통과 운용사/그래픽=이지혜

만기 15년의 국민성장펀드 초장기기술투자펀드(초창기펀드) 운용사 서류심사에서 AC(창업기획자) 6곳이 모두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 특성상 초기기업을 발굴·육성하는 AC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도 있다는 기대가 제기됐지만, 결국 VC(벤처캐피탈) 대비 부족한 펀드 운용 경험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29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초장기펀드 운용사 서류심사에서는 중형 분야 8개사, 소형 분야 6개사 등 총 14개사가 심사를 통과했다. 이번 심사에서는 선정 예정 수의 2배수를 뽑은 것으로 향후 현장실사와 대면 심사를 진행해 중형 4개사, 소형 3개사 등 7개사를 최종 선정하게 된다.

당초 초장기펀드 운용사 모집에는 중형 14개사, 소형 41개사 등 총 55개사가 도전장을 내면서 관심을 모았다. 펀드의 상징성이 큰데다 펀드 결성 총목표액 8800억원 중 6800억원(77%)을 정부가 출자해 민간자금의 모집 부담을 줄여줘서다. 이에 소형 분야의 경우 경쟁률이 13.7대1에 달하기도 했다.

이번 모집에는 PE(사모집합투자기구)나 VC 외에 AC들도 6곳이 이름을 올렸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선보엔젤파트너스 △슈미트 △연세대학교기술지주 △제피러스랩 △한국과학기술지주 등이다. 초기기업을 주로 투자하게 되는 초장기펀드 특성상 AC가 강점이 있다는 판단이었다. 슈미트·제피러스랩·블루포인트는 연간 투자액이 100억~300억원으로 투자 경험도 적지 않아 경쟁해볼 만 하다는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이들 6곳은 모두 서류심사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번 출자로 조성하는 펀드가 중형 1600억원, 소형 800억원으로 규모가 커 상대적으로 대형펀드 운용 경험이 부족하고 투자·회수 이력이 아직 많지 않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AC 업계에선 아쉽다는 반응과 함께 자성의 목소리도 함께 나온다. 이번 출자사업 탈락이 개별 AC들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이 투자 부문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는 걸 보여주는 현상이란 지적이다.

AC 업계 관계자는 "초장기펀드는 스타트업을 초기에 발굴·투자해서 성장을 지원하는 AC들에 가장 제격인 펀드고, 금융위원회도 이를 감안해 공고 직전 모집 대상에 AC를 포함시켰다"며 "그나마 투자를 활발히 하는 AC들이 도전해 탈락한 것인데, 그만큼 AC업계 전반이 펀드 운용 등에서 부족함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지난 7월 서울 여의도 한국산업은행 IR센터에서 '초장기기술투자펀드 출시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실제 벤처투자 시장에서는 AC들의 존재감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가 발간한 산업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AC의 64.1%는 설립 후 누적 투자액이 20억원 미만에 그쳤다. 22.6%는 아예 벤처투자를 해본 경험이 없었다.

이에 벤처투자를 중시하는 AC들은 VC 라이선스를 추가 획득해 경쟁력을 유지·입증하고 있다. 퓨처플레이, 소풍벤처스, 에트리홀딩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에 서류심사를 통과한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중형), 퓨처플레이(소형) 2곳도 AC와 VC 라이선스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운용사다.

업계 관계자는 "AC의 초기 투자 의무 규제 등을 피하기 위한 게 VC 라이선스 추가 확보의 주요 이유라고 하지만, AC 라이선스만으로는 벤처투자시장에서 경쟁력 입증이 어렵단 판단도 있었을 것"이라며 "AC들이 단순히 스타트업의 멘토기관에 그치지 않고 벤처투자기관으로서 역할을 하려면 자성의 노력이 따라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초장기펀드 서류 통과 운용사는 중형에서 대성창업투자, 마그나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신영증권·에스제이투자파트너스(Co-GP), 엘앤에스벤처캐피탈, 위벤처스, 코오롱인베스트먼트, 퀀텀벤처스코리아 등 8곳, 소형 분야에서 디티앤인베스트먼트, 지앤텍벤처투자, 케이앤투자파트너스, 타임폴리오자산운용·타임폴리오캐피탈(Co-GP), 퓨처플레이, 한화투자증권 등 6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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