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AI(인공지능)·로봇 등 미래사업을 뒷받침할 R&D(연구개발) 인재 확보를 위해 미국 주요 대학을 직접 찾는다. AI 기술을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하는 단계에서 더 나아가 피지컬 AI로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소프트웨어(SW)부터 로봇 구동을 위한 하드웨어(HW)까지 기술 인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2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HS·VS·MS사업본부와 생산기술원 등 주요 연구개발 조직을 중심으로 북미 R&D 인재 확보에 나선다. 다음달 9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공대(MIT)를 시작으로 카네기멜런대(CMU), 미시간대(UMICH), 퍼듀대,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UIUC), 위스콘신대 매디슨(UW Madison) 등 6개 대학을 차례로 방문해 채용설명회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는 관련 조직 담당자들이 참여한다.
이번 행사는 대학원 석·박사 재학생과 박사후연구원 등을 대상으로 한다. 선발된 인원에게는 산학장학금을 지급하고 졸업 후 입사를 보장하며 희망자는 하계 인턴십에도 참여할 수 있다. 모집 분야는 SW와 HW, 전기전자, 기계·기구, 로보틱스, 생산기술 등 R&D 전반에 걸쳐 있다.
특히 AI와 로봇은 모집 분야가 세분화됐다. AI에서는 딥러닝과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사람과 사물,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학습하는 기술을 다루는 인재들을 대상으로 한다. 로보틱스에서는 외부 환경을 인식하고 상황을 판단해 자율적으로 움직이는데 필요한 조작제어와 자율이동, 물체·위치인식 분야의 인력을 찾는다.
인재 확보 범위는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AI에 그치지 않는다. 로봇을 실제 움직이게 하는 고효율·경량 모터와 액추에이터(구동장치) 설계도 모집 분야에 포함됐다. 액추에이터 분야에서는 감속기와 모터 설계, 엣지 AI 기반 토크 제어와 고장 예측 등을 담당할 인재를 발굴한다. AI가 내린 판단을 실제 동작으로 구현하는 핵심 기술까지 자체 역량으로 확보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LG전자는 피지컬 AI를 미래사업으로 키우면서 로봇의 핵심 기술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CEO(최고경영자) 직속 로보틱스사업센터를 신설해 사업개발과 영업·오퍼레이션 기능을 한데 모았다. 로봇 학습용 데이터팩토리 전담 조직도 두고 자체 로봇파운데이션모델(RFM)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북미에서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엔비디아 본사에서 젠슨 황 CEO와 만나 전략적 사업협력 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로보틱스·AI 팩토리·모빌리티를 3대 협력 분야로 정하고 피지컬 AI 개발부터 현장 적용까지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인재 모집 분야와 실제 사업의 연결고리도 뚜렷해지고 있다. LG는 엔비디아의 휴머노이드(인간형) 파운데이션 모델 '아이작 그루트' 등을 기반으로 차세대 이족보행 휴머노이드를 개발해 내년 1분기 공개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LG전자의 액추에이터 등 계열사의 핵심부품 기술을 활용한다. 연내에 가정용 로봇 'LG 클로이드'를 미국 테네시 세탁기 생산라인에 투입해 기술 검증에도 나선다. 북미에서 피지컬 AI 개발과 로봇 현장 실증을 구체화하는 동시에 이를 뒷받침할 연구인력 확보에도 나서는 셈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해외 R&D 석·박사 우수인재 채용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