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서 가도 된다? 괌 노선 텅..."좌석 줄여달라" 대한항공 요청 '퇴짜'

세종=박광범 기자
2026.09.30 12:00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주기되어 있다./사진제공=뉴스1

공정거래위원회가 여행 트랜드 변화 등으로 수요가 줄어든 괌노선에 대한 공급좌석 유지 의무를 완화해 달란 대한항공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사실상 가닥을 잡았다. 공정위가 공급좌석 유지 의무를 부과한 시정조치 이후 발생한 사정이 아니란 이유에서다.

공정위는 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이 '청주-제주' 노선에 대한 공급좌석 유지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며 이행강제금과 법인 고발을 예고했다.

공정위는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관련 시정조치 불이행 및 시정조치 변경신청 건에 대한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격)를 송부했다고 30일 밝혔다.

심사보고서는 공정위 심사관이 조사 과정에서 파악한 위법성과 관련 조치의견을 기재한 문서다. 단 위원회 최종 판단을 구속하진 않는다. 향후 독립된 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건에 대한 최종 판단이 이뤄진다.

앞서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경쟁제한 우려가 있는 40개 노선에 대한 공급좌석 수를 2019년 대비 90% 미만으로 축소하지 못하도록 했다.

괌 노선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인프라 악화와 여행 트랜드 변화 등으로 괌 여객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실제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7일 괌에서 출발해 부산에 도착한 대한항공 KE2260편 여객기에는 승객 3명이 탑승했다. 일반적으로 180석 규모 항공기에 기장과 부기장, 객실 승무원 4명 등 총 6명의 직원이 탑승하는 것을 고려하면 승객보다 승무원 숫자가 더 많았던 셈이다.

이에 대한항공 측은 슬롯을 자진반납하면 구조적 조치가 완성된 것으로 인정해 주고, 공급좌석 유지 의무 기준을 2019년 대비 90%에서 70%로 낮춰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정조치를 바꿀 수 있는 사유가 되는 사정변경은 위원회가 시정조치를 최종 확정한 2024년 12월24일 이후 발생한 사정이어야 하는데, 괌 노선 인기 하락은 그 전부터 나타났단 이유에서다.

전성복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은 "중대한 사정 변경이 (시정조치 확정) 이후에 없었다는 게 (기각 의견의) 가장 큰 논거"라고 말했다.

아울러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이 2024년 12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청주-제주' 공급 좌석수를 2019년 대비 90% 미만으로 공급한 것과 관련, 이행강제금 부과와 법인 고발이 필요하단 의견을 심사보고서에 담았다.

전 국장은 "대한항공 측이 시정조치 이행을 좀 더 책임감 있게 준수해줬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시정조치 불이행이 발생하지 않고 이행 기간 동안 잘 지켜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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