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자 해봤어?" 정주영, "사람이 전부" 정몽혁…'50년 시너지' 만든다

최경민 기자
2026.10.03 08:00

창립 50주년을 맞아 향후 비전을 발표하는 정몽혁 회장

"우리 회사는 '사람'이 자산의 전부다. 임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건강 상태가 임직원 가족은 물론, 회사 건강 상태와 직결된다."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그룹 회장이 임직원들과 만나면 자주 하는 말이라고 한다. 정 회장은 재계의 자타공인 '건강 전도사'다. 특히 임직원들에는 "종합상사가 제조시설 등 물적 자원으로 운영되는 회사가 아니고, 오직 인적 자원만으로 운영되는 회사"라면서 "자신의 건강을 돌보는데 책임감과 의무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들이 힘들이지 않고, 재밌게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시도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중시한 건강 관리 활동은 걷기다. 정 회장은 평소 걷기 운동을 장려하는 취지에서 임직원들에 걷기 좋은 운동화를 선물하거나, 걷기 습관에 관한 서적을 나눠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대코퍼레이션은 2011년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매년 심폐소생술을 교육했다. 2022년부터는 임직원 가족도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했다. 금연 캠페인, 체중 감량 프로젝트 등을 시행하고, 상시로 외부 강사를 초빙해 건강 관리를 주제로 한 특강도 실시하고 있다.

현대코퍼레이션그룹은 지난 1일로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정 회장의 '사람 우선' 철학은 회사를 추스리는 원동력으로 작용해왔다. 1976년 정주영 명예회장의 수출입국(輸出立國) 철학 아래 현대종합상사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현대코퍼레이션은 한때 외환위기와 워크아웃이라는 시련을 겪었다. 2010년 정주영 명예회장의 조카인 정 회장이 취임하면서 제2창업의 시대를 열었고, 2016년 계열 분리를 통해 범현대가의 또 하나의 독립경영 그룹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최근 4년 연속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축사를 전하는 정주영 명예회장의 모습(AI로 구현)

정 회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행사에서 "우리의 지난 50년은 단순한 성장의 시간이 아니라 변화하며 많은 어려움을 이겨낸 시간이었다"며 "많은 기업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우리는 스스로를 변화시키며 오늘의 현대코퍼레이션을 만들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축적된 유연성과 회복력은 우리에게 남겨진 가장 큰 자산"이라며 "제가 만들고 싶은 회사는 일시적으로 1등하는 기업이 아니라 어떤 환경에서도 스스로 변화하고 성장하며 오래도록 지속가능한 일류기업"이라고 힘을 줬다.

정 회장은 "지난 50년이 도전과 개척의 역사였다면, 앞으로의 50년은 100년 기업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그 길은 어느 한 사람의 생각과 힘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아니기에, 모두가 함께 도전하고 함께 극복해내면서 현대코퍼레이션의 다음 50년을 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의 구상은 '무역과 제조의 융합(Co-integration)'에 맞춰져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기존 무역 역량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제조 영역까지 가치사슬을 더욱 깊고 다양하게 확대하여 무역과 제조의 역량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비즈니스 모델로 진화해 가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자동차 부품 기업 '루치노바' 인수에 이어 향후 5년 내 국내외 중견 제조기업 인수를 계속 추진키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갖춘 대형 제조기업 확보에도 도전할 방침이다.

기념행사에서는 AI(인공지능) 기술로 복원한 정주영 창립자의 특별 축사 영상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영상 속 정주영 명예회장은 "밖에서 벌어 안을 살찌운다"는 창업 철학을 강조하며 전 세계를 누비며 새로운 기회를 찾아온 임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했다. 또 "수많은 실패 속에서도 다시 도전했느냐가 중요하다.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어 나가면 된다"며 도전과 개척의 현대정신을 당부했다.

재계 관계자는 "'임자 해봤어?'로 대표되는 정주영 정신과 정몽혁 회장의 '사람 우선' 철학이 만들어낼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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