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도 물량 못 구해"..소비자용 저전력 D램 더 부족해진다

최지은 기자
2026.10.06 17:30

AI 서버용 LPDDR 수요 급증에 공급난 장기화…저가폰 시장 위축·프리미엄폰 가격 인상 압력↑

삼성전자 LPDDR5X/사진제공=삼성전자

AI(인공지능) 서버용 저전력 D램 수요가 급증하면서 내년 소비자용 제품의 공급난이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세계 최대 AI 컴퓨팅 플랫폼 기업인 엔비디아조차 필요한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급 불균형이 이어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이하 메모리) 가격 강세가 장기화되면서 저가형 제품 축소와 스마트폰 가격 인상 흐름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도 내년 필요한 LPDDR(저전력 데이터더블레이트)5X 물량 가운데 60~70%가량만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I 서버 고성능화로 메모리 대역폭과 전력 효율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서버용 LPDDR5X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다. LPDDR은 소비전력을 낮추는데 특화된 D램으로 기존에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가 주요 수요처였다.

앞서 엔비디아는 차세대 CPU(중앙처리장치) '베라(Vera)'에 탑재되는 '소캠2(SOCAMM2)' 모듈 용량을 192GB(기가바이트)에서 96GB로 절반가량 줄였다. LPDDR5X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제품당 메모리 탑재량을 낮춰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알려졌다. 소캠2는 LPDDR5X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메모리 모듈이다.

내년을 기점으로 LPDDR5X 수요처는 엔비디아를 넘어 AMD와 인텔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AMD는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LPDDR5X 기반 서버 CPU '6세대 에픽(EPYC)'을 개발 중이다. 인텔의 LPDDR5X 기반 추론용 GPU(그래픽처리장치) '크레센트 아일랜드'도 내년부터 본격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028~2030년 AI 서버가 스마트폰을 제치고 전 세계 LPDDR 시장의 최대 수요처로 부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가격대별 출하량 추이/그래픽=이지혜

LPDDR5X 가격 상승세도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LPDDR5X 계약가격은 전 분기 대비 78~83% 상승했다. 3분기에도 8~13%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 제조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1분기 40%를 넘어섰다.

AI 서버용 LPDDR 수요 급증은 스마트폰 시장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메모리 업체들의 생산능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AI 서버용 물량이 늘면서 소비자용 LPDDR 공급 여력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특히 원가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운 저가형 스마트폰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메모리 등 부품 가격 상승 여파로 200달러 미만 스마트폰의 연간 출하량이 올해 5억7000만대에서 2030년 3억4000만대로 약 40%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업체들은 가격 인상으로 원가 부담에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부터 올해 3월 출시한 '갤럭시S26' 시리즈의 판매가격을 인상했다. S26과 S26 플러스, S26 울트라의 256GB·512GB 모델은 각각 14만9600원, S26 울트라 1TB(테라바이트) 모델은 27만6100원 올렸다. 애플도 지난달 '아이폰17' 시리즈 가격을 모델별로 16만~50만원 인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모바일 중심이던 LPDDR 시장에 AI 서버라는 대규모 수요처가 가세하면서 메모리 수급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며 "생산능력을 단기간에 확대하기 어려운 만큼 내년에도 LPDDR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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