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에 기댄 비GMO 옥수수 수급 빨간불

차현아 기자, 정경훈 기자
2026.10.12 03:00

GMO 표시제 앞두고 비상
작년 수입량, 전년比 28%↓
양국 비중 87%… 쏠림 심화
대체 물량 확보 등 대책 시급

비GMO 옥수수, 줄어든 수입…커진 러우 의존도, 비GMO·GMO 옥수수 수입량 변화/그래픽=이지혜

내년 'GMO(유전자변형식품) 완전표시제' 시행을 앞두고 지난해 수입된 식품용 비GMO 옥수수의 약 90%가 러시아·우크라이나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GMO 옥수수의 수입량은 줄고 GMO의 비중은 높아졌다. 비GMO의 원료확보가 어려운 만큼 정부가 제도시행을 서두르기보다 수입선 다변화 등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식품용 비GMO 옥수수의 수입량은 117만6038톤이다. 이 중 우크라이나산이 74만9327톤, 러시아산이 27만6705톤으로 두 나라에서 들여온 양은 전체의 87.2%를 차지했다. 전쟁발발 전인 2021년에는 32.2%였으며 2024년(57.6%)과 비교해도 1년 새 29.6%포인트(P) 높아진 것이다.

전쟁 중인 두 국가의 의존도가 높아진 사이 비GMO 옥수수의 수입량은 2024년 163만8726톤에서 지난해 117만6038톤으로 28.2% 감소했다. 국내에 들어오는 비GMO 옥수수는 전체적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두 국가에 대한 쏠림현상은 심화한 것이다. 두 나라에서 비GMO 옥수수를 제때 들여오지 못할 경우 국내 식품업계가 받는 영향도 커질 수 있다.

반면 식품용 GMO 옥수수의 수입량은 늘어났다. 지난해 수입량은 81만2131톤으로 전년 61만9537톤보다 31.1% 늘었다. 전체 식품용 옥수수의 수입량에서 GMO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23년 14.3% △2024년 27.4% △지난해 40.8%로 높아졌다. 지난해 식품용으로 수입한 옥수수 10톤 중 약 4톤이 GMO였다는 뜻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GMO 완전표시제는 최종 제품에 유전자변형 DNA(유전인자)나 단백질이 남아 있지 않더라도 GMO 원료를 썼다면 이를 표시하도록 하는 제도로 간장과 당류, 식용유지류 등이 대상이다. 소비자가 GMO 재료의 활용여부를 보고 제품을 선택하도록 한다는 취지지만 업계는 GMO 표시가 붙은 제품을 소비자가 꺼릴 것이라고 우려한다. 옥수수는 전분과 물엿·과당 등의 원료로 쓰이는 핵심 원료다. 기업들은 당장 GMO 원료를 사용해 급한 불을 껐지만 비GMO 옥수수 수입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공급이 불안정해 내년부터는 비싼 가격에 대체 수입원을 찾아야 한다.

옥수수는 통상 수개월 전에 구매계약을 하고 특히 비GMO는 씨를 뿌리기 전 계약재배 등을 통해 물량을 확보한다. 전쟁으로 운송에 차질이 생기면 다른 국가에서 대체 물량을 찾아야 하므로 추가 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 식품업계가 제도시행으로 생산비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는 배경이다.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전자변형식품등의 표시기준'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하면서 당류·식용유지류에 대한 GMO 완전표시제 시행일을 당초 고시한 내년 12월31일에서 올해 12월31일로 앞당겼다.

정치권에선 정부가 표시제도 확대시행 이전에 비GMO 원료를 어디서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성권 의원은 "먹거리 관련 정책은 속도보다 안전이 중요한데 GMO 완전표시제 시행을 1년 앞당기며 식품업계에는 비상이 걸렸고 소비자의 혼선도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정부는 하루빨리 대체 물량을 확보하는 방안 마련을 포함, 시행에 따른 업계와 소비자의 우려를 불식할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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