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기업들이 해외 사업 인력을 세분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해외영업 조직에서 여러 국가를 한꺼번에 담당했다면 최근에는 중남미·중동·동남아 등 지역별 시장을 겨냥한 영업과 마케팅 인력을 따로 확보하는 모습이다. K뷰티 수출 지역이 넓어지면서 현지 사업을 직접 키울 수 있는 인력 확보에 속도가 붙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중남미·MENA(중동·북아프리카)·아시아 권역을 담당할 해외 B2B(기업간 거래) 영업 경력사원을 모집하고 있다. 담당 국가의 시장과 소비자 트렌드를 분석하고 현지 리테일·도매·유통 파트너를 발굴하는 역할이다. 가격 정책과 프로모션, 물류·정산 등 국가별 B2B 거래 전반을 관리하는 업무도 포함됐다. 스페인어·아랍어 등 제2외국어 가능자를 우대하는 등 권역별 전문성을 요구하고 있다. 에이피알은 같은 권역의 해외 B2B 영업 채용연계형 인턴도 모집한 바 있다.
K뷰티 유통기업 실리콘투는 중동 시장을 별도로 겨냥했다. 최근 'K-뷰티 SNS 중동 채널 기획자 및 인플루언서'를 모집하며 현지 SNS 채널 운영과 인플루언서 협업을 담당할 인력을 찾았다. 실리콘투는 미국·유럽뿐 아니라 중동과 동남아 등 해외 법인과 연계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브랜드사들도 국가별 조직을 세분화하고 있다. 구다이글로벌은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국가별 영업과 마케팅 인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베트남 등 개별 시장을 담당하는 직무를 별도로 두고 있다. 달바글로벌 역시 최근 태국 오프라인 영업과 마케팅 담당자를 모집했다. 현지 유통망을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프라인 채널 확대와 마케팅을 함께 맡기는 형태다.
채용공고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업무 범위다. 과거에는 해외 거래처를 발굴하고 제품을 수출하는 것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현지 리테일 입점, 이커머스 운영, SNS와 인플루언서 마케팅, 오프라인 매장 관리 등 현지 소비자를 직접 공략하는 업무가 늘고 있다.
배경에는 K뷰티 수출시장의 확장이 있다.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은 전년 대비 30.7% 증가했다. 특히 중남미 수출은 131.9% 늘며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북미와 유럽 중심이던 K뷰티 수출 전선이 중남미와 중동, 동남아 등으로 넓어지면서 기업들도 시장별 대응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려면 제품 경쟁력뿐 아니라 현지 유통과 마케팅 역량이 중요하다고 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K뷰티가 여러 국가에서 인지도를 쌓으면서 이제는 제품을 보내는 단계에서 현지에서 브랜드를 키우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며 "국가별 소비자와 유통환경을 이해하는 인력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가 해외사업 성과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