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일 발표한 '제3차 중견기업 성장촉진 기본계획(2026~2030)'은 당초 지난해 말 발표될 예정이었다. 당시 산업통상부는 중견기업 육성 로드맵을 만들고 있었지만, 발표 시기를 늦췄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발표 시기에 얽매이지 말고 중견기업을 위한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원점에서 다시 정책들을 다뤘고 '성장사다리 강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중견기업은 중소기업이 아니면서, 대기업(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도 속하지 않는 기업을 의미한다. 그런데 많은 중견기업들이 중소기업으로 회귀하려고 하거나, 성장을 꺼려했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이 되면 혜택이 사라지고,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커지면 규제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산업부가 '성장할수록 규제는 증가하고. 지원은 줄어드는 구조적 요인'을 지적하며 성장 단계별로 지원을 강화하는 대책을 이번 계획에 담은 이유다. 초보 중견기업에겐 금융·연구개발(R&D)·설비 등을 지원하고, 선도 중견기업에겐 해외 대형 프로젝트의 발주정보 제공·협력업체 매칭·입찰 준비·수주 보증 등을 지원하는 게 골자다. 아울러 기업규모별 차등 규제 완화, 대·중소 이분법 제도 정비 등 '성장역진적 제도'를 재설계할 방침이다.
이번 계획은 2015년 제1차, 2020년 제2차 기본계획 이후 세번째 중견기업 지원책인데, '성장의 역설' 문제를 다룬 건 이번 계획이 처음이다. 정부는 3차 계획을 발표하며 중견기업들이 '성장'을 주저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이번 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중견기업의 국내 총 매출 점유율을 현재 15%에서 30%까지, 독자 기술 역량을 확보한 '앵커 중견기업'을 32%에서 40%까지, 비수도권 중견기업 비중을 36%에서 5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또 1조원을 투입해 10대 초격차 시스템 기술을 확보하는 산·학·연 융합 '데카코어 프로젝트'와 지역 중견기업에 13조7000억원 이상 투자, 핵심 중견기업들의 AI 전환 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정부가 이번 5개년 성장계획을 통해 중견기업들이 산업 혁신을 선도하는 경쟁력 있는 기업들로 거듭날 수 있도록 '성장사다리'를 제대로 세워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AI 대전환을 비롯해 빠르게 변화하는 경제상황에 대응해야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속가능한 성장의 필수조건으로 중견기업의 스케일업을 효과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규모가 커질수록 더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혁신하는 산업생태계의 선순환을 일으킬 성장친화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장은 "중견기업은 모든 업종의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연결하는 성장의 가교로서 3대 메가프로젝트를 비롯해 국가 산업 지도 변화의 전체를 중심에서 떠받치는 존재다"며 "중견기업 성장의 차별적인 모멘텀이 구축될 수 있도록 정부, 국회와 더욱 긴밀히 소통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중견기업 성장촉진 기본계획'은 중견기업법 제5조에 근거해 5년마다 작성되는 중견기업 정책 로드맵이다. 중견기업 시책 기본방향과 조세·금융·기술개발·국제화, 공정화 및 상생협력 등 분야별 세부 추진 과제들을 포함한다. 2015년 6월 제1차, 2020년 2월에 제2차 '기본계획'이 각각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을 선도하는 중견기업', '중견기업이 이끄는 혁신·포용성장 실현'을 비전으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