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와 K뷰티를 중심으로 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는 K브랜드가 수출 1조 달러 시대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K브랜드는 이제 전세계가 즐기는 하나의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이 됐다. 변방에서 밀려오는 파도가 아니라, 세계 문화라는 거대한 바다의 흐름을 주도하는 심해의 해류로써 존재감을 뽐낸다. 전 세계인이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의 감각을 소비하는 건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뉴노멀이 된 것이다.
K브랜드의 경쟁력은 단순히 '한국에서 만들어 해외에 파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현지 소비자의 입맛과 취향을 읽고, 현지에서 생산하며, 현지 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K브랜드 3.0' 시대로 가고 있다. K이니셔티브(K-Initiative, 한국이 글로벌 표준을 주도한다는 뜻)의 성공 열쇠가 '현지화'에 달렸다.
과거 K브랜드의 해외 진출은 국내에서 생산한 제품을 수출하는 방식이 주류였다. 하지만 물류비와 관세 부담은 물론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불안이 커지면서 기존 방식만으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아예 해외에 생산기지를 세우고 현지에서 생산해 현지에 공급하는 전략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CJ제일제당이다. 미국 냉동식품 공장 인수 등을 통해 현지 생산 기반을 확대하면서 미국 내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공급망을 구축했다.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역시 해외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현지 인디 브랜드를 육성하며 K뷰티의 글로벌 확산을 지원하고 있다.
K유통도 마찬가지다. 국내 대형마트와 백화점, 편의점의 해외 진출도 새로운 수출 모델을 보여준다. 베트남과 몽골 등에서 한국 편의점은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소매점이 아니다. 현지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PB상품을 선보이는 동시에 카페와 택배, 금융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현지화는 단순히 '어디에서 생산하느냐'에 그치지 않는다. 무엇을 만들고 어떻게 팔 것인지까지 현지 소비자에 맞추는 게 핵심이다. 기업들은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현지 소비자의 취향과 소비 패턴을 분석하고 국가별 전용 제품과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이재명 정부 2년차인 올해 사상 처음으로 달성할 것으로 보이는 수출 1조 달러는 어느 날 갑자기 이뤄지는 게 아니다. 반도체와 자동차 같은 주력 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K푸드·K뷰티·K유통 등 새로운 수출 전선을 끊임없이 만들어야 한다. 세계 시장에서 K브랜드의 위상을 높이는 것은 단순한 브랜드 전략을 넘어 국가 수출 경쟁력을 키우는 핵심 과제가 된다.
강경성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코트라) 사장은 "미중 패권 경쟁, 관세, 중동전쟁에서 보듯 불확실성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기회를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며 "글로벌 격전지에서 펼쳐지고 있는 K브랜드의 현지화에서 성공 전략을 짜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