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가격 인상을 반복해온 명품업계에서 이례적인 가격 인하가 나타났다. 프랑스 명품 주얼리 브랜드 부쉐론이 대표 컬렉션인 콰트로의 일부 제품 가격을 최대 11% 가까이 낮췄다. 국제 금값 하락 등이 맞물린 가운데 가운데 누적된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 부담을 고려한 조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부쉐론은 대표 컬렉션인 콰트로의 일부 제품 가격을 기존보다 5~11% 인하했다.
대표 제품인 '콰트로 클래식 펜던트 라지(L)'는 종전 998만원에서 890만원으로 108만원(10.8%) 내렸다. '콰트로 클래식 펜던트 스몰(S)'도 기존 751만원에서 690만원으로 61만원(8.1%) 인하했다. '콰트로 화이트 에디션 펜던트 스몰'은 731만원에서 671만원으로, '콰트로 블랙 에디션 펜던트 스몰'은 828만원에서 760만원으로 각각 8.2% 낮아졌다. '콰트로 클래식 스몰 링' 가격도 741만원에서 699만원으로 5.7% 내렸다.
눈에 띄는 점은 이번 인하 대상에 7월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던 제품들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부쉐론은 7월22일 주요 제품 가격을 올렸다. 상당수 제품의 인상률은 6% 안팎이었지만 콰트로 클래식 스몰·라지 펜던트는 12% 이상 올랐다.
이번에 가격이 10.8% 낮아진 콰트로 클래식 라지 펜던트의 7월 인상률이 약 12%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상분 대부분을 되돌린 셈이다.
가격 인하 배경으로는 국제 금값 하락이 꼽힌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제 금값은 트로이온스당 4176달러로 전월보다 8.5%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0.53%포인트 상승했고 달러인덱스는 2% 올랐다. 금리 상승으로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데다 달러 강세도 겹치면서 금값이 하락 압력을 받았다.
다만 금값 하락이 이번 가격 인하의 직접적인 원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부쉐론 측은 이번 조정에 대해 "글로벌 가격 정책일 뿐 다른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명품업계는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높여 왔기 때문에 이번 가격 인하는 이레적인 평가도 나온다. 명품업계에선 가격이 계속 오를 거라는 소비자 심리를 자극해 구매를 앞당기는 효과를 노려왔다. 지난 7월 가격을 큰 폭으로 올린 콰트로를 중심으로 인하가 이뤄진 점에서 소비자 부담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올해도 주요 명품 브랜드는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까르띠에는 지난 1월 러브링 클래식 가격을 7.8%, 러브 브레이슬릿 미디엄 가격을 8.2% 올렸다. 반클리프 아펠도 지난 3월 알함브라와 프리볼 등 일부 제품 가격을 약 5% 인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