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이냐 빚이냐…경기도 추경 지연, 결국 고개 숙인 경기도의회 민주당

경기=이민호 기자
2026.09.23 13:20

도의회 증액 요구 800억→500억 낮췄는데도…"어쨌든 빚" 추미애 동의 못 얻어

지난 22일 오전 경기도 율곡홀에서 열린 도지사 주재 월간회의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제공=경기도

경기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의 추석 전 처리가 무산됐다. 도의회는 민생 예산 복원 규모를 당초 8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낮춰 의견을 구했으나 추미애 지사가 '재정 건전성' 기조를 유지하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은 23일 '도민께 드리는 글'을 통해 "추석 전 민생·복지 예산을 의결하고자 했으나 경기도와 합의에 이르지 못해 송구하다"고 공식 사과했다.

민주당은 입장문에서 "이번 추경 심의 과정에서 복원을 요구한 예산은 집행부가 감액한 사업 중 현장 필수 민생·복지 예산을 되살리자는 취지"라며 예산 삭감에 따른 현장의 타격을 방지하기 위해 집행부가 의회의 목소리를 다시 살펴달라고 촉구했다.

도의회 예결위 소위원회는 지난 21일 2차 자체 예산조정안을 마련해 도에 의견을 요청했다. 조정안에는 약 500억원 규모의 증액분이 포함됐는데, 앞서 마련한 1차 조정안 800억원 규모에서 300억원 줄었다. 도가 동의하지 않은 1차 조정안에는 도의료원·경기콘텐츠진흥원 인건비와 산후조리비 지원예산 등이 포함됐으나, 2차 조정안에는 인건비가 제외됐고 통큰세일, 장애인 특별교통수단 운영 예산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여전히 동의할 수 없다는 태도다. 추 지사는 지난 22일 월간회의에서 의회의 800억원 증액 요구를 언급하며 수용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추 지사는 "우리가 갚기로 한 것은 갚아야 한다. 500억원 갚겠다는데 그것도 털어서 쓰자고 하면 되나"라고 말했다.

의회와 집행부 입장이 접점을 찾지 못하며 추경안 처리는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지난 18일 제393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 상정이 무산된 데 이어 회기를 20일까지 연장하고도 결국 자동 산회했다.

도의회 민주당은 "집행부와 의회의 판단이 다를 수 있다. 그럴수록 서로의 판단 근거를 충분히 확인하고 조정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추미애 지사께서도 의회의 예산 심의에 담긴 현장의 목소리를 다시 한번 살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는 이에 대해 "도의회와 2차 추경 최종 의결을 위해 여러 방식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협의과정에서 일정한 의견 접근이 있었고, 산후조리비 등 민생 사업 예산을 중심으로 협의를 이어나가고 있다"면서 "증액을 위한 추가재원 방안 중 채무성 재원 활용은 현재의 재정 위기 상황을 더 악화할 수 있어서 우려가 크다. 빠른 시일 내에 추경 의결이 완료되어 민생사업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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