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외국인공연·숙박·VR(가상현실)콘텐츠 등 문화·관광 현장에서 불편을 초래하는 규제 3건을 발굴해 국무조정실에 개선을 요청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건의는 △외국인 국내공연에 대한 영상물등급위원회 사전추천 의무 완화 △숙박업 '등록·신고번호' 전국 단위 표준화 추진 △상호작용형 VR 콘텐츠의 영화·게임 분류 기준 명확화 등 3건이다.
시는 우선 외국인이 출연하는 공연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외국인 국내공연 사전 추천제도'를 공연의 심사 필요성에 따라 차등 적용하도록 개선해 줄 것을 건의했다.
현행 공연법에 따르면 외국인이 국내에서 공연하거나 외국인을 초청해 공연하려는 경우, 국가·지자체 초청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모두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추천을 받아야하는데, 추천을 위해선 사전 심의를 거쳐야 한다. 추천 없이 공연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외국인이 한 명이라도 출연하면 공연 전체가 심사 대상이 되기 때문에, 국내 아티스트가 중심인 공연도 예외가 아니다.
시에 따르면 영상물등급위의 추천 과정은 사실상 형식적인 절차에 가깝다. 지난해 일반공연 추천 신청 1998건 중 1980건(99%)이 추천됐고, 올해도 1695건 중 99%가 추천되는 등 최근 3년간 일반공연 추천율은 99%에 달했다. 이에 시는 일률적인 심사 방식을 일반공연의 심사 필요성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요청했다. 공연내용·출연자·공연형태 및 외국인 비중 등을 고려하여 사전추천 필요성이 낮은 일부 일반공연은 신고제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시는 지자체마다 다르게 표기되는 '숙박업 등록·신고번호'를 전국 공통 기준으로 표준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 숙박업 사업자는 지자체에 등록 또는 신고하고 증서를 발급받는다. 현행 법령은 증서 기재항목만 정할 뿐 등록·신고번호 표기방식은 규정하지 않아, 서울 안에서도 자치구마다 표기방식이 제각각이다. 이 때문에 숙박 플랫폼은 신고증의 진위 여부를 자동 검증하기 어려워 일일이 수작업으로 확인하고 있다. 최근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위조 신고증까지 등장하면서 업계에서도 표준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시는 증서 서식을 개정해 '업종코드-지역코드-인허가연도-일련번호' 등 공통 표기방식을 도입하고, 기존 증서도 재발급할 수 있도록 재발급 사유를 추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시는 VR 콘텐츠의 영화·게임 분류 기준을 명확히 해 줄 것을 건의했다. 현행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는 VR 콘텐츠에 관한 별도 분류 기준이 없다.
현장에서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사 관행에 의존하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관객의 선택으로 장면이 나뉘면 '연속적인 영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 결과 스토리 중심의 VR영화라도 영상물 등급을 받지 못하고 게임물로 심사를 받게 될 우려가 있다. 게임물로 분류되면 영상물보다 무거운 규제가 적용되고 영화관 개봉도 어렵다.
시는 법률에 근거가 마련된 문화체육관광부 고시를 조속히 제정해 스토리 중심의 영화형 VR 콘텐츠를 게임물에서 제외하고,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 기준에도 이러한 콘텐츠를 영상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반영해 줄 것을 요청했다.
조완석 서울시 규제혁신기획관은 "제도의 본래 취지는 지키되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는 적극 개선해, 서울이 글로벌 문화·관광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부에 지속 건의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