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언제 발표?...미궁에 빠진 국교위 '서·논술형' 대입 개편안

정인지 기자
2026.10.09 08:30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차정인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교육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내부에서도 이견이 제기되면서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인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2028~2037) 시안에서 서·논술형을 포함한 대입제도 개편안이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이번 시안에서 포함되지 않더라도 내년 3월에 최종 확정되는 본안에 들어갈 수 있어 학생과 학부모들의 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국교위원들도 "대입개편, 단편적 논의 진행" 반대

9일 교육계에 따르면 차정인 국교위원장은 지난 8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론화가 부족한 상태로 이달 시안을 발표하기보다는 대입 제도 개편안과 관련해서만이라도 공론화를 좀 더 진행한 뒤 발표하는 게 맞지 않나라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국교위는 서·논술형을 수능에 도입하는 방안 등을 논의해왔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이 "추가 공론화를 거쳐서 내년 3월 발전계획 확정안에 포함하겠다는 뜻은 아닌가"라고 질의하자 차 위원장은 "최종 시안은 본위원회의를 통해 결정할 사안"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국교위는 상임 3명, 비상임 18명 총 21명으로 구성된 합의제 행정기구다. 재적위원의 과반수 이상이 찬성하면 의결이 가능하지만 '사회적 합의'라는 목표를 갖고 있는 기관인만큼 내부 이견이 강할 경우 위원장이 강행하기 부담스럽다.

일부 위원들은 지난 8월, 9월 회의에서도 서·논술형 평가를 대입에 추가하는 안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회의록에 따르면 김 건 위원은 "서·논술형 확대, 수능 도입을 가정하면 바뀌어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며 "대학이 학생을 뽑는 방식,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육과정, 선생님 처우 등을 모두 논의해야 국민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갈 수 있지, 아니면 여론의 파도에 휩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용 위원도 "대입제도 개편은 교육뿐 아니라 부동산 등 다양한 사회적 분야의 전문가를 모셔 여러 분야를 평가하며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이달 말 시안발표까지 본회의는 최대 두차례 열릴 수 있다. 국교위는 본래 한달에 한차례 본회의를 열었지만 시안 발표 시한이 임박하면서 9월에는 두차례 열었고 별도로 워크숍도 진행하고 있다. 국교위 관계자는 "10월 본회의는 4주차에 한차례 예정돼 있지만 구체적인 날짜는 미정"이라며 "워크숍에서도 계속 논의 중이라 이달 본회의 총 개최 횟수도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발전계획 기본 틀 없어 추후 추가 가능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앞두고 마지막 모의평가가 실시된 2일 인천 부평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문제를 풀고 있다. 2026.09.02. /사진=전진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논술형에 대한 차 위원장의 의지는 강한 상황이다. 국교위는 국감 업무보고 자료에 이달부터 "고교 내신 및 수능 서·논술형 평가 관련 세부의제에 대한 전문가 포럼 등 공론화 절차를 추진한다"고 적었다. 또한 시안 발표 후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과제는 대국민 숙의 등 체계적인 숙의·공론화 과정 추진한다.

차 위원장도 국감에서 서·논술형의 교육적 효과를 긍정하며 "공교육이 충분히 대비를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이는 1, 2년 사이에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걸쳐야 하고, 교사의 전문성 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전계획 시안, 본발표 모두 구체적인 이행 시기나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는 점도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교위는 정권 교체 영향을 떠나 안정적인 교육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2022년 9월 출범했지만 윤석열 정부에서 제대로 운영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 이번 시안은 국교위가 발족된 뒤 처음 발표하는 것으로 선례나 기존 틀이 없다.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는 △발전계획의 기본 목표 및 추진 방향 △기간별·분야별 주요 추진 과제와 추진 방법 △국가교육 발전을 위한 재원의 규모 및 확보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고 기재돼 있을 뿐이다. 이후에는 교육부가 발전계획에 맞춰 세부 이행 계획을 세우게 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교위가 발전계획에서 서·논술형을 특정 시기에 수능에 도입한다고 발표할지, 아니면 공교육에서 서논술형 적용을 확대한다는 광범위한 목표를 제시할지에 따라 교육부의 이행 계획이 달라질 것"이라며 "국교위가 얼마나 구체적으로 목표를 교육부에 제시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서·논술형 방향 유지 기대에 사교육계 '들썩'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대체휴일인 5일 학생들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일대를 걷고 있다. 2026.10.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도입 시기도, 적용 범위도 미정인 상황에서 교육계의 혼란은 지속되고 있다.

한 교과서 출판사 관계자는 "서·논술형이 2033학년도 수능에 도입된다고 가정하면 최소 2030년에는 고등학교 1학년의 학습 형태 등이 바뀌어야 한다"며 "현재 초등학교 6학년부터 적용이 될 텐데, 현재 2022 개정 교육과정도 토론활동이 강조돼 있지만 서·논술형 활동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서·논술형 사교육 업체들도 들썩이고 있다. 강남 A독서논술학원은 특목·자사고를 준비하는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하다, 지난달 7세 영재반을 신규 개강했다. 문장만들기와 발표 습관, 기초한자 및 속담학습이 주요 내용이다.

전국 체인 B 독서논술학원도 이달부터 대치, 목동, 송파 등에서 7세 예비 초1반을 열고 문장 받아쓰기, 독후활동을 진행한다. 이 학원은 '2032년 서·논술형 문항 도입에는 AI(인공지능) 채점을 대비한 바른 글씨쓰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풀어내기 등이 필요'하다며 초등학교 1학년은 수능이 4000여일 남았다고 홍보한다.

한 사교육계 관계자는 "서논술형이 전과목에 도입되면 과학 이해도가 높아도 그 생각을 글로 써야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이 늘고 있다"며 "사교육 대상도 점차 낮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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