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도 한강버스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서울시가 수사의뢰를 지연시키기 위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서울시 관계자들은 감사청구는 오세훈 시장이 아닌 시 정무직들의 결정이었다고 답했다. 이에 오 시장은 의혹 제보자를 두고 "인사 불이익과 직원 간 갈등이 내재돼 있다"며 "동기가 불순하다"고 주장했다.
19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 대부분은 한강버스 리베이트 의혹에 집중됐다. 의원들은 수사의뢰서 폐기와 수사의뢰 지연, 감사원 공익감사 결정 배경을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황희 민주당 의원은 "수사의뢰서까지 작성할 정도로 당시에 그랬는데 이게 왜 감사원 감사청구로 결론이 난 것이냐"고 물었다. 조인철 민주당 의원은 시가 지난해 리베이트 의혹을 인지하고도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수사 의뢰를 미룬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과 시 관계자들은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하기로 결정한 것은 정무직 공무원들이 회의를 통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모경종 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주재완 전 서울시 조사과장은 "(지난해 9월9일에) 오 시장에게 (관련) 보고를 했다"며 "그 당시에는 수사의뢰서와 공익감사청구안 등을 문서로 만들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보고 이후에 대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두 문서의 초안이 만들어졌고 당시 (오 시장) A 비서실장의 지시 이후에 공익감사 청구가 결정됐다"고 덧붙였다.
A 비서실장은 "조사과장으로부터 2개의 안을 보고 받았고 그것을 정무 측에 논의해서 결정이 필요하다고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모 의원이 "정무 측이 누구냐, 오 시장이냐"고 묻자 "오 시장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모 의원이 "정무라인은 오 시장과 함께하는 최측근 정무라인을 말하는 거 맞냐"고 묻자 A 비서실장은 "맞다"고 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도 "정무라인의 회의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수사의뢰 지연과 관련해 "혐의 사실이 구체적이어야 한다"며 "수사의뢰만 하더라도 해당 공직자는 치명적이다. 직위해제를 받는다"고 말했다. 증거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막연한 추측만으로 수사를 의뢰하면 해당 공직자에게 불이익이 생길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한강버스 의혹 관련 서류를 폐기하거나 은폐하도록 지시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주 전 과장도 오 시장에게 수사의뢰서를 보고했는지에 대해 "제 기억에는 별도 대면 보고로 드리지 않았다"고 했다. 주 전 과장은 그러면서 "전자문서까지 모두 폐기해 은폐하라는 지시를 한 적은 없고 회의 때 배포된 종이 서류를 폐기하고 전자문서는 비밀번호를 관리해 보안을 유지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오 시장은 관련 의혹을 제보한 서울시 공무원 B씨를 두고 "(공익제보가) 본인의 인사 문제와 관계돼 있다"며 "이렇게 공익감사제도가 본인의 어떤 인사 문제나 직원 간의 갈등 문제의 돌파구로 활용되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저희 감사실에 근무했던 직원이 외부에 이 자료를 들고 나가서 공개해 시작이 됐다"며 "본인은 공익제보자임을 주장을 하지만 저희들이 내부적으로 경위를 파악해 보니까 본인의 인사 문제와 관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감사실에서 전출돼 다른 부서로 갈 때 경위를 밝히기는 좀 어렵겠지만 불미스러운 직원 간 갈등이 내재돼 있었다"고 했다.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의 관련 질문에도 오 시장은 "(공익제보의) 동기가 불순하다"며 "추후에 밝힐 기회가 있겠지만 본인이 직원들과 갈등하고 그것으로부터 빚어진 타부서 전출과 인사불이익을 염려한 행태"라고 주장했다.
특히 "감사가 진행 중인 사항에 관련된 각종 서류를 들고 나가 외부에 공표한, 어떻게 보면 공무상 비밀누설에 해당한다"며 "이것을 합법적으로 포장하기 위해서 공익제보자 신분을 갖기 위해서 지금 노력 중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5일 진행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시 국정감사에서는 한강버스 선박업체 선정 과정에서 SH(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 고위직이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는 다음날 입장문을 통해 "경찰에 관련 의혹에 대해 정식 수사를 의뢰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자체 조사를 중단하고 철저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협조를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