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안경 바꿔야 돼" 수능 땐 뿔테 벗는다?...'AI 안경' 대책에 '비상'

황예림 기자
2026.10.21 15:45
스마트안경(AI안경) 관련 2027학년도 수능 감독관 유의사항/그래픽=이지혜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감독관이 매 교시 AI(인공지능) 스마트안경 착용 여부를 확인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험장 민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험생 사이에서는 괜한 의심을 피하기 위해 안경을 바꾸거나 콘택트렌즈 착용을 고민하는 움직임까지 나타난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15일 각 시·도교육청에 배포한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주요 상황별 대처 요령'에 스마트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 대응 절차를 담았다. 수능 감독관을 위한 이 대처 요령에는 스마트안경을 식별하는 방법과 의심 사례 발견 시 조치 절차 등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스마트안경 확인은 시험 시작 전과 시험 도중 모두 이뤄진다. 시험 전 착용이 의심되면 감독관은 수험생에게 안경을 벗어 책상 위에 올려놓도록 요청한 뒤 외형을 확인해야 한다. 감독관의 확인 요청을 거부하면 부정행위로 처리될 수 있다는 점도 안내한다. 시험 중에는 즉시 검사하지 않고 착용 상태를 계속 관찰하다가 시험 종료령이 울리고 문제지와 답안지가 모두 수거된 이후 확인하도록 했다.

감독관은 사실상 매 교시 수험생의 안경을 세심하게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아날로그 시계 확인보다 훨씬 까다로워진 절차다. 현재도 감독관은 전자기기 반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시계를 점검하지만 본인 확인이 이뤄지는 1·3교시 시작 전에 한 차례 실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때 모든 수험생은 시계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감독관의 확인을 받는다.

확인 과정 자체도 간단하지 않다. 교육부는 감독관에게 안경테의 카메라 구멍과 투명하지 않은 디스플레이는 물론 충전 단자, USB 포트, 전원 버튼, LED(발광다이오드) 표시등까지 살펴보도록 안내했다.

교육계에서는 스마트안경 점검 과정에서 감독관과 수험생 모두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극도로 예민한 수능 시험장에서 감독관의 반복적인 시선이나 확인 절차가 수험생에게 심리적 압박으로 받아들여질 경우 시험 이후 민원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뿔테 안경을 착용한 학생에게 매 교시 안경을 벗어달라고 요구하면 수험생 입장에서도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긴장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미 확인했는데 왜 또 검사하느냐'는 항의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안경을 교체하거나 콘택트렌즈 착용을 고민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한 수험생은 최근 입시 커뮤니티에 "수능에서 매 교시 안경 검사를 한다고 하는데 감독관 성향에 따라 확인 시간이 길어지거나 계속 의심받을까 걱정된다"고 적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자녀가 검정 뿔테 안경을 쓰는데 수능 시험장에서 스마트안경과 외형이 비슷해 괜한 오해를 받을까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교육부는 감독관 민원이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교원단체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원단체와 만나 감독관 유의사항에 대해 설명하고 현장의 애로사항도 들을 예정"이라면서도 "현재로서는 대처 요령을 추가 배포하거나 보완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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