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소방관 살릴 경보기, 기준 '절반'도 안 돼…소방청, 지급기준 손본다

김승한 기자
2026.10.21 16:36

전국 보유수량 3만2848개…전체 기준 대비 49.8%
부천 화재 순직 고 김진석 소방위도 착용…작동 이력 조사 중

/그래픽=이지혜 디자인 기자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의 위험을 알리는 '인명구조경보기' 보유수량이 지급기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소방청 등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기준 전국 인명구조경보기 보유수량은 3만2848개로 전체 보유기준인 6만5949개(전국 소방인력 6만5949명 기준)의 49.8% 수준이다. 양방향통신형 1만7388개와 단순기능형 1만5460개를 합친 수치다. 소방장비 분류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인명구조경보기는 대원별로 1개씩 보유하도록 돼 있다.

인명구조경보기는 소방관이 일정 시간 움직이지 않거나 위급상황에 처했을 때 위험을 알리는 장비다. 단순기능형은 15초간 움직임이 없으면 경보음과 경고등을 작동시켜 주변 동료에게 위치를 알린다. 양방향통신형은 무선통신 기능을 통해 현장 지휘소나 동료 대원과 위험 신호 및 상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규정상 두 종류 중 하나만 보유하면 된다.

소방청은 전체 기준 대비 보유율은 낮지만 실제 화재 현장에 필요한 장비는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경보기 지급기준 산정 대상 인력은 △진압대원 3만2673명 △준 진압대원 1만9813명 △지원요원 1만3463명 등 총 6만5949명이다.

이 가운데 진압대원은 건물 내부에 직접 진입해 인명검색과 구조, 화재진압 등을 수행하는 인력이다. 준 진압대원은 주된 보직이 진압 업무는 아니지만 시·도 여건에 따라 현장 진입 업무를 병행하는 인력을 뜻한다. 지원요원은 진압 업무를 보조하는 운전·홍보 등의 인력으로 구분된다.

소방청은 건물 내부에 주로 진입하는 진압대원 3만2673명을 기준으로 하면 경보기 확보율이 100.5%에 이른다고 했다. 전체 소방인력을 기준으로 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실제 진입 업무를 주로 담당하는 인력 수와 비교하면 보유수량이 더 많다는 것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전체로 보면 기준에 미달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구급대원이나 운전요원, 홍보요원 등은 화재 현장 내부에 직접 진입하지 않는 인력"이라고 설명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9일 경기 부천시 공장 화재로 순직한 김진석 소방위의 영결식에서 영결사를 한 뒤 돌아서고 있다. /사진=조현호

이에 따라 소방청은 준 진압대원과 지원요원을 경보기 지급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소방청 관계자는 "현재 규정상 준 진압대원과 지원요원에게까지 지급하도록 된 규정은 일선 시·도 소방본부의 의견을 들어 삭제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지급대상 조정 여부와 구체적인 개정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는 최근 경기 부천 공장 화재에서 소방관이 순직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6일 화재 진압을 위해 건물 내부에 진입했던 고 김진석 소방위는 고립됐다가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튿날인 17일 오전 0시 55분 끝내 숨졌다. 고 김 소방위도 당시 경보기를 착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청 관계자는 "당시 순직 소방관을 포함한 현장 진입대원 모두 인명구조경보기를 착용한 상태였다"며 "세부 기종과 경보 작동 기록은 합동감식 및 합동사고조사단에서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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