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대한민국' 입력했더니…250달러 北 스마트폰 소름 돋는 기능

황예림 기자
2026.08.29 15:15
[뉴시스] 북한에서 밀반출된 스마트폰 내부. (출처=BBC) 2025.06.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북한에서 생산된 스마트폰에 이용 내역을 감시하는 기능이 내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택시 호출이나 송금 등 편의 기능이 지원됐지만 글로벌 인터넷은 연결할 수 없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북한 스마트폰 '해양 701'을 입수해 기기 성능과 운영 방식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해양 701은 2023년 제작된 북한산 중급 스마트폰으로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각종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할 수 있다. 중국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QR코드를 활용한 결제와 송금이 가능하고 택시 호출 기능도 지원한다. 송금 화면은 '내화'와 '외화'로 구분돼 달러화 송금도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가 등장하는 '국제축구 연맹전'이라는 축구 게임도 탑재됐다. 다만 게임에서 선택 가능한 국가 목록에는 한국과 미국이 포함되지 않았다.

북한군 출신 탈북민 류성현씨는 WSJ 인터뷰에서 해당 스마트폰이 북한 암시장에서 약 250달러(약 35만원)에 거래된다고 설명했다. 북한 군 장교의 월급이 1달러에도 못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 일반 주민이 구매하기에는 부담이 큰 가격이다.

류씨는 "북한 주민의 약 10%만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다"며 "주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계층이 사용한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점은 편의 기능만큼이나 강력한 통제 장치가 적용됐다는 것이다. 기기에는 와이파이 메뉴가 있지만 무선인터넷이 켜지지 않고 글로벌 인터넷에도 접속할 수 없다. 이 스마트폰으로는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내부 인트라넷만 이용할 수 있다.

텍스트 입력 과정에서도 검열 기능이 작동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름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굵은 글씨로 표시되며, '대한민국'을 입력하면 '(금지어)'로 바뀐다. '남친'이라는 표현 역시 '남자친구'로 자동 수정되는데, 한국식 줄임말 표현 사용을 제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용 기록을 남기는 감시 기능도 확인됐다. 스마트폰은 화면을 자동으로 캡처해 별도 폴더에 저장하며, 이용자는 해당 기능을 끄거나 저장된 파일을 삭제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당국이 단말기를 검사하면서 사용 이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보인다.

류씨는 북한에서는 이 스마트폰으로 한국 드라마나 미국 콘텐츠를 시청할 수 없다고 밝혔다. 북한 법에 따라 시청하다 적발될 경우 5년간 노동교화형(징역형)에 처하고 콘텐츠를 유포하면 총살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WSJ는 "북한에서 스마트폰 보급이 평양을 넘어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북한 당국은 주민들이 접하는 정보 및 콘텐츠를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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