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정부·여당 주도의 개헌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원내대표는 이재명정부를 향해 "잼데믹", "암장의 시대" 등 강도 높은 표현을 쏟아내며 대여 공세 수위를 한층 높였다. 그러면서 보완수사권 부활과 민간주택 공급 확대 등을 관철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대해 여권은 "극우 유튜버와 같은 연설"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르고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날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개헌 추진 의지를 밝힌 데 대해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중임제 개헌을 언급하면서도 연임 포기나 재판 재개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에 대해 비판의 목소릴 높였다. 정부·여당의 개헌 추진 역시 대통령의 재판 문제와 연계돼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정 원내대표는 "지금 정부와 여당의 국정과제 1호는 자기 죄 지우기"라며 "개헌마저 자기 죄 지우기의 도구로 쓰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또 대통령 재판 문제뿐 아니라 공소취소와 대법관 증원 등 정부·여당의 사법정책 전반으로 비판의 범위를 넓혔다. 정 원내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은 암장의 시대를 맞고 있다"며 "국민의 생명권, 안전권, 재산권, 참정권이 암장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잼데믹'이라는 말이 유행한다. 손대는 것마다 재앙을 불러온다는 의미"라며 "암장의 시대에 맞서 대안을 세우겠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정부의 부동산 정책 비판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정부 출범 이후 1년간 서울 아파트값이 11% 상승하고 전월세 부담도 커졌다는 점을 지적하며 현 정부의 대출·세제 규제가 오히려 주거 불안을 키웠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투기 세력 때문에 부동산이 오른다는 망상에 빠져 민간 재개발, 재건축은 막아놓고 대출 규제와 세금 폭탄을 남발한 결과"라며 "국민 삶을 약탈하는 부동산 정책을 전면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또 향후 정책과제로 보완수사권 부활을 통한 치안 강화와 부부간 상속·증여세 전면 폐지, 청년 자산형성 지원 등을 제시했다. 특히 사전선거제도 전면 폐지와 본투표 기간 연장,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 폐지를 통한 주택 공급 확대, 국민연금의 독립성·전문성 강화, 초과세수를 활용한 국가부채 우선 상환을 약속했다. 안보 분야에서는 한미 간 핵 공유와 전술핵 재배치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여권은 이날 정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정 원내대표는 극우 유튜버로 전직했나"라며 "지옥문, 약탈, 소매치기, 사기극, 인질극 등의 말은 공당 대표의 국회 연설에서 나온 게 맞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 원내대표 역시 윤 어게인, 장동혁 대표와 같이 여전히 윤석열을 추종하는 세력임이 오늘 연설로 드러났다"며 "극우 유튜버에게 남은 것은 지옥문뿐이다. 하루빨리 정치를 복원해 상생의 문을 열기 바란다"고 했다.
임명희 조국혁신당 대변인도 "불과 얼마 전까지 검찰 권력 사유화로 국정을 마비시켰던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이 법치주의나 사법 정의를 논할 자격이 있나"라며 "정권이 바뀌자 사법 시스템 정상화를 죄 지우기로 몰아세운다. 적반하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