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조정식 국회의장에게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위원 선임을 요청하면서 실제 사·보임 가능성에 눈길이 모아진다. 한 의원의 청문위원 선임은 국회의장과 각 정당의 협조가 있으면 법률상 가능하다. 다만 여권에서 한 의원의 '녹취록 공개'에 큰 반감을 보인 만큼 청문위원 선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의원은 전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 후보자가 (15일)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와 사실 관계를 밝히라고 했으니 조정식 국회의장 등 관계자들께 공식 요청드린다"며 김 후보자 청문위원으로 자신을 선임해달라고 밝혔다.
한 의원은 김 후보자와 이른바 '신약 청탁' 사건 의혹 공방을 연일 주고받고 있다. 한 의원은 김 후보자의 청탁 의혹을 잇따라 제기하고 지난 2024년 12월 불법 비상계엄 직후 기소유예를 받는 과정에서 정치권의 압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김 후보자는 전날 취재진과 만나 한 의원을 향해 "(기소유예) 당시는 윤석열 정권 때였고 박성재 법무부 장관, 심우정 검찰총장이 있었다. 어떻게 민주당 초선 의원에 불과한 제가 검찰에 압력을 넣어 기소유예를 만들 수 있겠나"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한 의원이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와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청문회에 꼭 출석해 외압을 증명해보시기 바란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출신으로 법무부장관을 지낸 한 의원이 비공개 수사자료를 불법으로 입수해 공개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 '위증'할 경우 법적 책임이 따르는 만큼 녹취록 입수 과정 등을 캐묻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한 의원은 "청문위원으로서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자질을 검증해보겠다"며 맞불을 놨다. 현재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이지만 자신이 전문성을 갖춘 법률적 영역에서 여론을 주도해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한 의원의 바람대로 청문위원 자격을 얻고 권한을 수행하려면 법무부를 소관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돼야 한다. 한 의원의 법사위원 선임은 법률적으로 가능하다. '국회법'은 '어느 교섭단체(20인 이상 의원 단체·정당)에도 속하지 않는 의원의 상임위 선임은 의장이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의장이 임의로 이미 구성된 법사위에 단순히 한 의원을 추가할 수는 없다. 상임위원 정수가 정해져 있어서다. 국회 후반기 원구성에서 법사위에는 18명의 위원이 선임돼 정원이 찼다. 이 가운데 1명의 의원을 한 의원으로 교체하는 '원포인트 사·보임'이 가능하다. 청문회를 앞두고 이해충돌 방지 등을 위해 상임위원이 교체된 전례도 있다.
그러나 한 의원의 원포인트 사·보임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게 여야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법사위 정원은 꽉 찼다. 양당이 한 의원을 넣어주기 위해 자당 의원 1명을 사임시키겠나"라며 "결국 비교섭단체 의원 2명(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손솔 진보당 의원)을 빼라는 격인데, 다른 당도 비협조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이 법사위원이 되지 않더라도 청문회에서 발언할 수는 있다. '국회법'은 '위원회는 위원이 아닌 의원의 발언을 들을 수 있다'고 규정한다. 다만 공식 질의권 등 청문위원과 같은 권한은 부여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