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한국도로교통공단 국정감사=김영배·박정현·박주민·양부남·윤건영·이광희·이상식·이해식·임호선·채현일(민), 강명구·권영진·김예지·박덕흠·박상웅·서명옥·주호영·진종오(국), 정춘생(조), 용혜인(기), 김영진(민·위원장), 김종철(경찰청장 직무대행)
검찰청 폐지 후 처음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는 한 의원 딸의 허위 스펙 의혹을 둘러싼 범여권의 공세로 문을 열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한 의원 딸의 대필·표절 및 저작권법 위반 의혹을 수사했던 경찰의 대응이 소극적이었다고 비판을 쏟아내며 재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검찰청 폐지로 수사 책임이 한층 커진 경찰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에 대한 정책 질의가 이어졌다.
당초 보완수사권 폐지와 경찰 수사 역량을 놓고 공방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됐던 국민의힘은 특정 쟁점에 화력을 모으기보다 경찰 인사와 장비, 정보보안, 의료·교통안전 등 의원별로 준비한 다양한 현안을 점검하는 데 무게를 뒀다.
채현일 민주당 의원은 경찰개혁의 방향을 전문성·공정성·책임성으로 제시하며 경찰 내부의 '제 식구 감싸기' 문제를 파고들었다. 채 의원은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이 2021년 약 2만7000건에서 지난해 약 5만6000건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 점을 제시했다. 특히 최근 5년간 증거인멸로 징계받은 수사경찰관 5명이 모두 감봉 이하의 경징계에 그쳤다며 징계 기준 강화와 국가경찰위원회를 통한 외부 통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찰대 졸업생의 로스쿨 진학과 조기 퇴직 문제도 짚었다. 채 의원은 국가 예산으로 교육받은 경찰대 졸업생들이 의무복무기간을 채우지 않고 법조계로 진출하는 현실을 비판하며 경찰대 학부 과정 존폐까지 포함한 개혁 논의를 주문했다. 이에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경찰대의 역할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며 관련 논의에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은 개편된 형사사법체계에서 경찰이 짊어질 무게감을 강조함과 동시에 경찰 장비와 사이버범죄 대응 등 각종 현안을 추궁했다. 박 의원은 경찰에 보급된 보디캠 약 1만4000대가 중국산 제품을 대만산으로 둔갑시켜 납품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경찰의 납품 검증이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내 금융기관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두고 해외 수사기관과의 공조 실태도 따졌다. 박 의원은 지난해 해외 수사 공조 요청의 56%에 답신이 없었다고 소개하며 종합감사 전까지 대응책을 마련해 보고해달라고 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흉기 범죄에 대한 경찰의 현장 대응력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흉기 범죄의 76.5%, 살인사건의 83.4%에서 칼이 사용되지만 경찰이 권총·전자충격기·삼단봉 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장 대응력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형식적인 무도훈련과 독직폭행 혐의에 따른 처벌 우려가 현장 경찰관들의 적극적인 범인 제압을 어렵게 한다며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이른바 '거제왕' 사례를 통해 경찰의 순환인사제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따져 물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경찰의 실종자 가족 찾기와 사회적 약자 보호 체계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김 의원은 해외입양인이 경찰의 유전자정보(DNA) 매칭 결과를 제대로 통보받지 못해 사설탐정에게 700만원을 지급하고서야 생모를 찾은 사례를 제시했다. 발달장애인 사건에서 전담경찰관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점과 은퇴 경찰견에 대한 의료비·입양 지원이 부족한 문제도 지적하며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경찰 출신인 이상식 민주당 의원은 최근 경찰의 늑장 수사 논란을 지적함과 동시에 조직·인사 체계의 구조적 문제를 파고들었다. 이 의원은 경찰의 기능을 치안과 수사라는 양대 축으로 재편하고 정보국을 폐지하거나 발전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현장 치안·수사부서보다 인사·홍보·감찰 등 지원부서가 승진에서 상대적으로 우대받는 구조를 지적하며 수사 인력과 예산 확충, 범죄피해자보호기금의 경찰 이관 등도 제안했다.
야당 간사인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경찰청장 공백 장기화, 정치적 중립성 논란 등 대여 공세에 앞장서면서도 경찰 진술 녹화실과 증거물 보관실 등에 보안인증을 받지 않은 중국산 CC(폐쇄회로)TV가 설치돼 있는 점 등을 지적했다. 임호선 민주당 의원은 장기 사건 관리와 입건 전 조사 종결 심사 등 수사관리체계 개선에 무게를 뒀다. 실종신고 등을 처리하는 182경찰민원콜센터의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경찰의 KICS AI(인공지능) 서비스 이용 실적과 비교해 고도화 예산이 과도하게 편성된 것은 아닌지도 따져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