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어보드-정무위]파행에 빛바랜 불공정과 乙을 위한 고민들

[스코어보드-정무위]파행에 빛바랜 불공정과 乙을 위한 고민들

김도현 기자, 세종=박광범 기자, 조성우 기자, 박한나 기자, 이병권 기자
2026.10.12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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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026국정감사]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 국정감사 = 강준현·김용만·김현정·민병덕·박민규·박상혁·박홍배·손명수·이강일·전현희·한민수(민), 김재섭·박대출·박성훈·박준태·서일준·송언석·신동욱·조정훈·최은석(국), 김형연(조), 한창민(사), 유동수(민·위원장), 주병기(공정위원장)

올해 국정감사를 맞아 고성과 막말이 오가는 다른 국회 상임위원회와 달리 민생 현안에 집중하며 정책 국감의 진면모를 보여 온 정무위원회가 막판에 파행하며 오점을 남겼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의 거침없는 발언이 야당을 지속적으로 자극했고, 특유의 유연함을 무기로 국감장 분위기가 경색될 때마다 장내 정리를 도맡아 온 더불어민주당 소속 유동수 정무위원장이 야당의 비협조에 끝내 폭발했다.

이날 국감이 시작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민병덕 의원은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 탈취 문제를 지적하며 시종 일관 을(乙)의 입장에서 정부에 대안을 물었다. 또한 쿠팡의 공정위 조사 거부, 정유 4사(SK에너지·HD현대오일뱅크·GS칼텍스·에쓰오일)의 담합 이슈, 홈플러스 사태,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정책 등에 이르는 폭넓은 현안을 아우르는 등 발군의 활약을 펼쳤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일상생활에서 대다수 국민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주유소의 불공정 행위를 질타하며 실체적 대안을 마련했다. 셀프주유소에서 '정액' 또는 '정량'에 맞춰 주유를 마무리하게 설정된 주유기를 지적하며 정유사의 폭리를 질타했다. 여야 모두의 높은 관심과 호응을 이끌었고 주 위원장과 정유사의 즉각적인 시정을 약속받으며 강한 임팩트를 선사했다.

김현정 민주당 의원은 대기업 횡포를 고발했고 이강일 민주당 의원은 빈틈없는 질의로 쿠팡을 휘저었으며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로펌에 취직해 공정위를 위협하는 전관의 횡포를 조명했다. 김재섭·박성훈·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의 자사주 소각을 통한 독일계 모기업 지원 과정에서 탈세 정황을 포착하고 의도와 다른 결과를 낳은 공정위의 구조에 집중했다.

다수의 여야 의원들이 철저한 준비성과 완성도 높은 질의를 통해 앞선 국감 때처럼 정책 국감의 면모를 과시하는듯했으나 일부 야당 의원들이 자극적인 키워드를 무기로 정쟁적 질의에만 몰두했고 이 과정에서 주 위원장이 야당을 자극하는 발언을 지속하며 위태한 분위기가 이어진 것도 사실이었다.

이날 주 위원장은 야당 의원들이 자신을 향해 "반시장·반기업적"이라고 비판하자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반박하며 "시장경제의 주인공은 기업과 기업 경영자"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재벌이 대한민국을 착취하고 있다'는 과거 발언에 대해 지금도 같은 생각인지 묻는 말에 "표현이 과도했지만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해 논란을 키웠다. 유 위원장이 직접 질타했을 정도로 수위 높은 다양한 발언이 쏟아졌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주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과 여러 논란이 될 만한 행동들을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퍼블릭 코퍼레이트(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해 박 의원과 주 위원장 사이의 공방이 벌어졌다. 박 의원의 질의가 이미 주어진 시간을 넘겨 긴 시간 계속됐고 두 사람의 공방이 확대되자 유 위원장이 이를 만류했다.

그러자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개입해 의사진행발언을 요청했는데 유 위원장이 이를 거부하고 다음 질의 순번에 기회를 주려 하자 신 의원이 거세게 항변했고 끝내 유 위원장이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이날 국감이 시작된 지 12시간을 넘긴 오후 10시 직후의 일이었다.

이후 유 위원장은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가져오지 않는 이상 감사를 재개할 수 없다고 맞불을 놓았는데 국민의힘이 이에 불응하며 감사는 속개되지 못한 채 파행이 지속됐다. 이후 의원들은 짐을 챙겨 속속 자리를 떠났고 감사는 자정을 기해 자동으로 산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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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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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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