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돔 지붕 '부실 보강' 한 서울시설공단…대형 체육시설 안전관리 '구멍'

이원광 기자
2026.10.21 12:00

[the300]

서울 종로구 감사원. / 사진=뉴시스

서울시설공단이 고척스카이돔 지붕의 구조적 결함을 확인하고도 안전진단에서 제시한 방식과 다르게 보강공사를 추진해 지지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확인됐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경우도 120톤 무게의 불가마 시설 하중을 반영하지 않은 채 안전하다고 구조 안정성 검토를 했다.

감사원은 21일 이 같은 내용의 '다중이용 체육시설 안전관리실태' 감사결과를 중간 발표했다. 감사원은 프로스포츠와 K(케이)-팝 공연 등으로 체육시설 이용이 늘어나는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을 대상으로 시설물 안전관리와 이용자 안전사고 예방·대응 실태를 점검했다.


서울시설공단, 고척돔 진단과 다르게 보강…인천시는 공사 미뤄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시설공단은 2024년 6월 고척스카이돔 지붕의 철골 트러스 연결부 466개 중 23개에서 허용 시공 오차인 15㎜를 초과하는 100~178㎜의 꺾임을 확인했다. 트러스는 철골을 삼각형 모양으로 연결해 하중을 지탱하는 구조다.

이어 공단은 지난해 2월 정밀안전진단에서 트러스 양쪽을 보강하는 방안을 제시받았다. 그러나 한쪽만 보강해도 안전하다는 시공사 의견을 듣고 별도의 구조 안전성 검증 없이 공사를 추진했다.

인천시는 인천문학경기장 야구장 지붕의 손상된 트러스 부재가 2021년 1개에서 2024년 50개로 늘어난 사실을 확인하고도 보강공사를 2028년으로 미뤘다. 인천시는 지난해와 올해 안전점검을 실시하면서 해당 부재에 대해 보수·보강이 필요 없는 '양호'로 평가하고 그대로 방치했다.

서울시는 잠실종합운동장 지붕의 지지력이 부족하다는 진단을 받고도 보강 없이 5182억원 규모의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했다. 서울시는 바람이 구조물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 풍동시험을 하지 않고 기존 진단보다 낮은 풍압을 임의로 적용해 지붕이 안전하다고 판단했다.


120톤 하중 빠뜨린 공단…문체부는 점검 누락 방치


서울시설공단은 2022년 서울월드컵경기장 정밀안전진단 당시 입점업체가 설치한 120톤 규모 불가마의 하중을 반영하지 않은 채 구조적으로 안전하다고 검토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이 불가마 하중을 포함해 다시 검토한 결과 불가마 아래에 설치된 보의 지지력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시는 2016년 전주월드컵경기장 정밀안전진단에서 기둥과 보를 연결하는 지지 구조체인 브라켓의 균열 원인이 철근 부족 시공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럼에도 전체 389개 브라켓 중 균열이 확인된 89개만 보강하고 300개는 방치했다. 감사원이 300개 브라켓 중 25개를 표본 점검하자 24개에서 철근 부족이 확인됐고 이 중 13개는 지지력도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피 기준 없는 문체부…공연 티켓 초과 판매도 못 걸러


체육시설의 피난시설 용량을 산정하기 위한 대피시간 기준도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이 대형 체육시설 25개를 점검한 결과 20개 시설은 피난시설 설치 당시 대피시간을 분석하지 않았다. 고척스카이돔은 관객 대피에 17~22분이 걸린다는 분석에도 대피시간을 임의로 50분으로 설정해 피난시설 용량이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문체부는 공연제작자 등이 재해대처계획상 관람 예상 인원을 초과해 티켓을 판매한 사실도 특별안전점검에서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2024~2025년 7개 실내 체육시설에서 열린 공연 33건의 티켓 판매량은 계획상 관람 예상 인원보다 10% 이상, 최대 70%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설공단 등 5개 체육시설 관리기관은 소방겸용 비상발전기를 실제와 다른 유형으로 전기안전검사를 받았다. 감사원이 해당 시설들의 비상발전기 용량을 재검토한 결과 최대 729㎾가 부족해 화재 시 소방설비가 작동하지 않을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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