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지도자 이름을 상호로 쓰는 중식당에 침입해 래커칠하고 농약·살충제 추정 물질을 뿌린 중국인 4명이 범행 당일 본국으로 출국한 가운데 이들에 대한 형사처벌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28일 경기 분당경찰서는 공동재물손괴 등 혐의를 받는 20~40대 중국 국적 남성 4명의 신원을 특정한 상태다.
이들은 지난 24일 새벽 2시40분쯤 성남시 분당구 한 중식당 뒷문 강화유리를 깨고 들어간 뒤 매장 내부 곳곳에 래커를 칠하고 농약과 살충제로 추정되는 물질을 뿌린 혐의를 받는다.
범행 당시 마스크와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린 이들은 약 1시간 동안 매장에 머문 뒤 택시를 타고 서울 한 숙소로 이동했다. 피해 업주 신고를 받은 경찰이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용의자들의 동선을 추적해 같은 날 오후 신원을 특정했지만, 이들은 이미 오전 항공편을 타고 중국 옌타이와 상하이 등으로 출국한 뒤였다.
범행이 한국에서 이뤄진 만큼 피의자들이 출국했다고 해서 국내 형사책임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한국과 중국은 형사사법공조 조약과 범죄인 인도조약을 체결하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중국에 피의자 소재 확인과 진술 청취, 수사기록 전달, 증거 수집 등을 요청할 수 있다. 신병을 한국으로 넘겨받는 범죄인 인도는 별개의 절차다.
한국이 중국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하려면 해당 범죄가 양국에서 모두 처벌이 가능해야 한다. 한·중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르면 인도 대상은 양국 법상 1년 이상 징역 또는 금고형에 해당하는 범죄다.
현재 경찰이 적용한 일반적인 재물손괴죄의 법정형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 벌금이다. 해당 혐의만을 놓고 범죄인 인도 요건 충족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향후 추가 혐의가 적용되는지와 구체적인 범죄 사실이 어떻게 확정되는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범죄인 인도 요청에 응할지도 미지수다. 범죄인 인도는 조약이 체결돼 있다고 해서 자동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요청국의 청구와 피청구국의 조약·국내법상 심사를 거쳐 진행된다.
중국이 피의자들의 신병을 한국에 넘기지 않더라도 형사사법공조를 통해 중국 내 소재 확인이나 관련 자료 확보 등을 요청하는 방식의 수사는 가능하다.
피해 업주는 형사절차와 별도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국내에 피의자들의 재산이 있다면 가압류나 강제집행이 가능하다. 재산이 중국에만 있다면 한국에서 손해배상 판결을 받더라도 중국에서 그 판결을 승인받고 집행하는 별도의 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