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제지 주가 14배 뻥튀기...작전세력 주범, 징역 15년 벌금·벌금 3973억

박진호 기자
2026.09.30 16:02

총책에 약 1324억원 추징 명령도
조직원들도 실형·벌금형
재판부 "2023년 10월 4일 이후 '위법수집 증거'"…부당이득 액수 축소

서울남부지방법원. /사진=머니투데이 DB.

단일 종목 역대 최대로 꼽히는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건의 주범이 1심에서 징역 15년에 벌금 3973억원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박종열)는 30일 오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주범 이모씨에게 징역 15년에 벌금 3973억원을 선고했다. 약 1324억원의 추징도 함께 명령했다.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첫 기소 이후 약 3년 만에 1심 판단이다.

재판부는 또 이씨 동생인 이모씨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동생 이씨의 배우자 윤모씨에게는 징역 6년에 벌금 3973억원이 선고됐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조직원 일부에게는 실형 또는 벌금형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영풍제지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하고, 관련 계좌를 이용해 대량 시세조종 주문 제출하거나 자금을 전달하는 시세조종 범행을 저질렀다"며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는 사회적 해악이 큰 범행"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범행으로 취득한 재산적 이익이 사실상 없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범행을 저질러 주장이 맞다 하더라도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시세조종 범행을 금지하는 법의 취지는 금융질서의 교란을 막는 것이지, 수익 여부는 부차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의 부당이득 액수는 축소 산정했다. 검찰이 수사를 개시할 당시 일부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됐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2023년 10월 4일 이후에 금융감독원을 통해 증권거래소나 각 증권사 등을 통해 취득한 증거는 위법하게 수집된 것"이라며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해 증거 능력을 인정하는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이씨 등 일당은 2022년 10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증권계좌 수백개로 시세조종 주문을 내는 방식으로 영풍제지 주가를 조작해 7898억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이 기간 영풍제지 주가는 3000원대에서 약 14배 급등했다. 해당 부당이득 규모는 단일 종목 주가조작 사건 가운데 역대 최대다.

검찰은 또 이들이 거액의 미수거래도 활용한 것으로 봤다. 영풍제지 주식의 하한가 사태 이후 본인 명의 계좌를 사용한 조직원 상당수가 미수금 채무를 떠안게 된 것이다. 또 증권계좌를 빌려준 계좌주들도 각자 수십억원에 이르는 거액의 미수금 채무를 지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사채업자이자 총책으로 지목된 이씨는 영풍제지 사건 수사 과정에서 해외 도주를 시도했다. 2024년 1월 중순 밀항 브로커를 통해 베트남으로 도주하려 했지만 기상 악화로 실패했고, 약 일주일 뒤 2차 밀항을 시도하다 익명의 신고로 서귀포항에서 수사기관에 붙잡혔다.

이후 검찰은 지난 7월 결심공판에서 이씨에게 징역 20년과 벌금 1조947억7590만원을 구형했다. 또 652억2253만원의 추징명령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한편 이씨는 이 사건과 별개로 지난 23일 대법원에서 범인은닉·범인도피 혐의로 징역 1년을 확정받았다. 이씨는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뒤 이기훈 전 삼부토건 부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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