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진짜, 미쳤나 봐, 내가 이걸 왜 받아."(단골 수선집 사장님)
"고생하셨잖아요."(단골 조상현씨)
조상현씨(30)가 집 앞 단골 수선집 사장님에게 화사한 꽃다발을 건네며 한 말이었다. 1997년부터 29년간 같은 자리에서 이어 온 가게. 그날은 수선집이 영업하는 마지막 날이었다.
웬 꽃이냐고 묻던 사장님은, 한사코 안 받겠다고 거절하다 받아들었다. "뭐로 보답하느냐"며 어쩔 줄 모르자 조씨는 그간 수선을 잘해준 걸로 충분하다고 했다.
안 되겠다고 생각했는지 사장님은 현금 3만원을 주려 했다. 저녁밥이라도 사 먹으라는 거였다. 조씨는 "이걸로 요즘에 밥 못 사 먹는다. 줄 거면 30만원 달라"고 농담하며 거절했다.
실랑이 끝에 조씨와 사장님은 대화를 나눴다. 조씨는 가게가 사라지기 전에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했다.
"늙은 얼굴 찍지마"라며 마다하던 사장님은 꽃을 들고 환히 웃어 보였다. 주름진 손과 낡은 재봉틀, 벽에 걸린 색색의 실들.
사장님이 결국 눈물을 훔치자, 조씨는 "고생하셨어요"라며 사장님을 꼭 안아 주었다.
건물을 다시 짓느라 문 닫게 된 가게. 사장님은 쉬었다가 다시 돌아온다 약속했다고 했다.
조씨는 "꽃을 드리기 일주일 전 수선을 맡기러 갔는데, 가게 그만둔다고 종이가 붙은 걸 봤다"고 했다. 고생하셨다고 표현하고 싶은데 말로만 전하고 싶지 않았단다. 평소에도 끈끈해 바지 수선하러 찾아가면 사장님이 음식도 주고 친할머니처럼 챙겨주었다고.
그러면서 "거의 유일한 단골집이어서 작게나마 선물 드리며 고생하셨다고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조씨가 만들어 올린 영상 댓글에는 "자영업은 나라에서 보장하는 휴일도, 최저 임금도, 퇴직금도 제대로 없다. 누구 하나 말해줄 동료도 상사도 없는 경우가 많다"며 "(사장님이) 정말 평생 못 잊으실 거다"라고 남겼다.
어딜 가든 최대한 표현하려 한다고도 했다. 조씨는 "음식이 맛있으면 너무 맛있게 먹었다고 꼭 말씀드린다"며 "감사하다고 하시면 그 모습이 참 좋다"고 했다. 조씨는 '길에서 만나면 반가운 남자 1위'란 콘셉트로 낯선 이들을 칭찬하고 감동을 주며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