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 오늘 연차 쓸게요" 출근 직전 통보...법적으로 가능?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10.06 15:47

[송변의 법으로 본 이슈]

[편집자주] 유명인의 사건부터 생활 속 논란까지 일상과 맞닿은 다양한 사건을 법률과 판례를 바탕으로 변호사 기자가 쉽고 정확하게 풀어드립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입니다./사진=게티이미지

직장인 A씨는 지난 연휴 동안 여행을 다녀온 뒤 출근 예정일 아침이 되자 하루 더 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이 늦어 몸이 피곤한 데다 밀린 집안일도 처리하고 싶었다. A씨는 출근 직전 팀장에게 메신저로 '오늘 연차를 사용하겠습니다'라고 알렸다. 하지만 팀장은 '연차는 최소 3일 전에 신청해야 한다'며 출근하라고 했다. A씨는 아직 연차가 남아 있는 상황인데도 당일 아침에 신청했다는 이유만으로 휴가를 쓸 수 없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연차를 당일 신청하는 것 자체는 가능하지만 회사의 사전 신청 규정과 근로자가 휴가를 사용하면 사업 운영상 막대한 지장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사용이 제한될 수 있다.

근로기준법은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연차휴가를 주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해당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

연차휴가를 반드시 3일 전이나 7일 전에 신청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법정 기준은 없지만 회사가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으로 사전 신청 절차를 정해두는 경우가 있다. 회사가 '3일 전 신청'과 같은 규정을 두는 것이 법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서 정한 사전 신청 절차가 사용자의 시기변경권 행사를 위한 합리적인 절차라면 유효하다고 본다. 2025년 대법원은 노선버스 운전기사 사건에서 단체협약상 3일 전 연차 신청 규정에 대해 대체근로자를 확보하기 위한 합리적인 기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사전 신청기간이 있다고 해서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당일 연차를 무조건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업 운영에 실제로 막대한 지장이 발생하는 경우에만 연차휴가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 관련 판례에서 대법원은 업무의 내용과 성격, 예상 근무인원과 업무량, 연차 신청 시점, 대체근로자 확보의 필요성과 소요 시간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시내버스 운전이나 교대근무처럼 갑자기 한 명이 빠지면 대체인력을 구하기 어렵고 업무가 중단될 수 있는 경우 회사가 연차 시기를 변경하더라도 합법적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일반 사무직처럼 다른 직원이 업무를 분담하거나 인수인계가 비교적 쉬운 경우라면 단순히 정해진 기간 전에 신청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휴가를 거부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연차를 신청할 때 사용일을 구체적으로 특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오늘 하루 연차를 사용하겠다'는 등 언제부터 언제까지 휴가를 사용할 것인지 명확히 알려야 한다. 연차를 사용하겠다는 사실만 알리고 언제부터 언제까지 사용한다고 미리 말하지 않은 경우에는 적법한 연차휴가 신청으로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회사가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적법하게 휴가 시기를 변경했는데도 근로자가 출근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회사의 휴가 시기 변경에 응하지 않은 채 출근하지 않은 근로자는 무단결근을 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