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하던 여성을 흉기로 찌르고 성폭행하려 한 10대 남성이 구속됐다. 피해 여성은 옆구리를 찔린 상태에서 맨손으로 흉기를 빼앗아 가까스로 위기를 벗어났다.
7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20대 여성 A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11시30분쯤 충북 청주시 한 골목에서 귀가하던 중 괴한의 흉기 습격을 받았다.
A씨는 뒤에서 오토바이 배기음이 들리자 길을 비켜줬다. 오토바이가 자신을 지나치지 않고 멈춰서자 뒤를 돌아봤고, 그 순간 왼쪽 옆구리를 흉기에 찔렸다.
놀라 넘어진 A씨 앞에는 오토바이에서 내린 남성이 흉기를 든 채 서 있었다. A씨는 넥워머로 눈만 내놓은 남성에게 "살려달라. 집에 가고 싶다"고 애원했다.
남성은 손가락을 입에 대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이어 A씨의 집 위치를 묻고 흉기를 들이밀며 따라오라고 위협했다.
이동 중에는 겉옷 왼쪽 주머니에 흉기를 숨긴 채 오른팔로 A씨의 어깨를 감쌌다. A씨는 골목에서 행인 6명가량을 마주쳤지만, 남성이 "표정 펴라. 티 난다"고 협박해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다고 한다.
남성은 A씨를 오토바이에 태우려다 여의치 않자 인근 공터로 데려갔다. 공터로 가는 길에는 A씨에게 휴대전화를 화단에 숨기도록 했다.
공터에 도착한 남성은 다시 흉기를 꺼내 들고 A씨에게 뒤돌아서라고 지시했다. 이어 "지금부터 무슨 짓을 해도 아무 소리도 내지 마라"고 위협했다. 이상한 낌새를 느낀 A씨가 고개를 살짝 돌리자 남성이 청바지 단추를 풀고 바지를 내리려는 모습이 보였다.
성폭행을 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 A씨는 틈을 봐 도망치려 했지만, 세 발자국 만에 돌에 걸려 넘어졌다. 그는 남성에게 "도망가려는 게 아니다. 돌에 걸려 넘어진 거다. 지금까지 네가 시킨 대로 잘하지 않았느냐. 내 말을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남성이 흉기를 다시 주머니에 넣으려던 순간, A씨는 흉기를 양손으로 움켜쥐었다. 남성이 머리채를 잡아당기고 발로 차도 흉기를 놓지 않은 채 "살려달라"고 소리쳤다. 비명을 들은 주민들이 밖으로 나와 소리치자 남성은 달아났다.
A씨는 "흉기를 붙잡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남성이 달아난 뒤 정신을 차려보니 손에 피가 흥건했고, 흉기를 쥐고 있었다고 했다.
경찰은 CCTV 분석과 주변 탐문 등을 통해 범행 약 3시간 만에 한 편의점에서 남성을 붙잡았다. 그는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오토바이 배달 일을 하던 10대 B군이었다.
B군은 스트레스 때문에 흉기를 휘둘렀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도 성폭행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상해 혐의로 구속됐다. 범행 전날 흉기를 구입해 오토바이 안장 아래에 보관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왼쪽 옆구리를 5.5㎝ 깊이로 찔리고 오른손 네 번째 손가락 인대가 끊어지는 등 전치 6주의 부상을 입었다. 사건 이후 자다가도 놀라는 등 후유증을 겪고 있다는 그는 "당시 기억을 지워버리고 싶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