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2500원어치를 훔치다 재판까지 받게 된 지적장애 남성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샀다.
지난 6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서는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38세 아들을 둔 70대 아버지 A씨의 제보가 소개됐다.
A씨에 따르면 아들은 지적장애가 있어 지능 수준이 4~5살 정도다. 오랜 시간 반복 훈련을 해온 덕에 가족의 말은 일부 알아듣지만 다른 사람과는 사실상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다.
A씨는 아들의 발작 증세 완화를 위해 꾸준히 달리기 운동을 시켜왔다. 현재도 매일 6시간씩 달리고 있다. 아들은 하프 마라톤을 1시간 50분대에 완주할 정도로 실력이 늘었고 여러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상을 받기도 했다.
사건이 발생하던 지난해 3월에도 평소처럼 A씨와 활동 도우미가 아들을 데리고 야외 운동을 나갔는데, 잠시 쉬던 중 아들이 갑자기 사라졌다. 곧바로 주변을 찾아다녔지만 좀처럼 찾을 수 없었다.
아들은 뜻밖의 장소에서 발견됐다. 파출소에 신고하러 간 A씨는 아들이 무인점포에서 초코파이를 결제하지 않고 먹은 혐의로 경찰서에 인계됐다는 사실을 듣게 됐다.
A씨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보한 CCTV 영상에는 아들이 진열대를 정리하며 과자를 하나둘씩 꺼내 드는 모습이 담겼다. 같은 날 다른 장면에서는 아들이 과자를 만지작거리다가 그대로 포장지를 뜯어 입으로 가져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업체 측은 아들이 1000원짜리 초코바 두 개와 500원짜리 초코파이 한 개 등 총 2500원어치의 절도를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가게 안에는 '도난 사건의 경우, 원칙적으로 합의하지 않는다. 꼭 합의가 필요하다면 합의금 최소 50만원이다'라는 경고문구가 쓰여있었다.
A씨는 "점주와 통화를 하니, 점주는 아들의 장애를 어느 정도 인지한 듯한 반응을 보이며 사과를 요구했다. 단순 사과로 끝내기보다 재발 방지도 필요하다고 생각돼 출입 제한 장치 설치를 제안했는데, 점주가 이를 거절했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2500원어치 과자를 먹은 일은 결국 검찰로까지 넘어가게 됐다.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해 1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그러나 A씨가 정식 재판을 요구하면서 정식으로 재판받게 됐다.
A씨는 "벌금이 10만원이라고 해도, 이건 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다른 장애인들도 있으니, 얘들도 밖에서 살아야 할 거 아니냐. 벌금 전과자가 되게 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식 재판 청구 결과, 아들의 지적 능력은 5세 정도이며 사회생활은 4세 정도로 의사소통이 안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피고인이 유아기 같은 지적 수준에 머물러있다. 다른 사람의 물건을 가지고 오거나 취식하면 안 된다는 사회 규범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수준이다'라고 판시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사건 발생 1년 6개월 만에 A씨 아들은 절도 혐의에서 벗어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