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가 최근 유엔(UN·국제연합)총회 기조연설에서 나온 이재명 대통령의 '건설적 기여국 연대' 제안에 대해 "파병을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로 포장하는 '말 바꾸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파병 반대 의견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르무즈 파병에 반대하는 전국경실련 대표자 성명문을 발표했다.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은 이 대통령의 건설적 기여국 연대 제안에 대해 "모든 나라가 하나의 해법에 합의할 때까지 기다릴 수 없으니 역량과 의지가 있는 나라들이 먼저 협력하자는 것"이라며 "항행안전은 중요하지만 이 제안이 한국군을 호르무즈 군사작전에 결합시키는 명분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호르무즈와 홍해 해상 봉쇄에 대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연대 필요성을 제기하며 '건설적 기여국 연대'를 제안했다. 의지와 역량을 갖춘 공급망 핵심국들을 중심으로 유연한 형태의 국제 공급망 협력체를 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연옥 인천경실련 공동대표는 "항행의 자유와 상선 보호, 에너지 공급망을 앞세워 청해부대의 임무나 작전구역을 넓히는 것 역시 우회 파병"이라며 "명칭을 바꾼 어떤 형태의 우회적 군사 개입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르무즈 군사적 지원 압박이 한미동맹의 목적과 범위를 벗어난 요구라는 비판도 나왔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한미동맹은 한반도 국토방위와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며 "우리 군함이나 병력이 현지 작전에 투입되면 군사 작전 참전국으로 인식돼 현지 교민과 선박들이 보복이나 우발적 교전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중국, 러시아와 유지하던 외교적 공간이 좁아지고 북한의 적대적 행동에 구실을 제공할 수 있어 한반도 평화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도 규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경실련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파병 반대 의견서를 청와대 관계자에게 직접 전달했다. 경실련은 이날부터 11월까지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호르무즈 파병을 반대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