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돈 뱉을게요" 옷 벗는다...'경찰대' 의무복무 안 채우고 로스쿨로

오문영 기자, 박상곤 기자
2026.10.11 05:30

5년간 423명 중 149명 중도 퇴직…올해도 80명 진학·16명 사직
1인당 상환액 평균 3000만원대
"직업 선택 자유 이유로 방관 안 돼"

78년 역사의 검찰청이 문을 닫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 출범으로 경찰의 수사 권한이 커진 2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모습. /사진=뉴스1

최근 5년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진학한 경찰대 출신 경찰관 3명 중 1명 이상이 의무복무 기간을 채우지 않고 경찰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예산으로 양성한 경찰대 출신 인력의 법조계 이탈이 이어지면서 원인을 점검하고 복무 관리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경찰대 출신 로스쿨 입학생은 모두 423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의무복무 기간을 채우지 않고 사직한 인원은 149명으로 전체의 35.2%였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로스쿨에 입학한 경찰대 출신 80명 가운데 20명이 의무복무를 마치기 전에 사직했다. 2022년에는 73명 중 24명, 2023년에는 87명 중 41명, 2024년에는 92명 중 35명, 지난해에는 91명 중 29명이 의무복무를 채우지 않고 경찰을 떠났다. 올해는 80명이 로스쿨에 입학했고 지난 8월까지 16명이 의무복무 기간을 채우지 않고 옷을 벗었다.

경찰대 졸업생은 6년간 경찰로 의무복무를 해야 하지만 국비지원액 일부를 상환하면 중도 퇴직할 수 있다. 경찰대 학생은 재학 기간 학비 전액을 면제받고 숙식과 급식, 품위유지비 등도 국가로부터 지원받는다. 올해 기준 경찰대생 1명을 양성하는 데 들어가는 국가 예산은 1억원에 달한다.

로스쿨의 경우 학비가 별도로 지원되지는 않는다. 다만 국가 예산으로 양성한 경찰관이 의무복무를 마치기 전에 이탈한다는 점에서 인력 운용의 비효율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의무복무를 채우지 않고 중도 퇴직할 때 내야 하는 상환액은 남은 기간에 따라 줄어든다. 2025년 기준 의무복무를 전혀 하지 않고 퇴직할 경우 상환액은 8614만원이지만, 5년을 근무한 뒤 그만두면 1500만원을 밑돈다.

실제 중도 퇴직자에게 부과된 상환액은 1인당 평균 3000만원대였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의무복무 기간을 채우지 않고 사직한 149명에게 부과된 상환액은 총 47억9610만원이었다. 단순 계산해 한 사람당 약 3218만원을 돌려낸 셈이다. 올해까지 보면 165명에게 총 51억8912만원(인당 약 3144만원)이 부과됐다.

한 경찰관은 "복무한 기간만큼 상환해야 할 금액이 줄어든다"며 "몇 년 근무하고 나가면 경찰 경력은 챙기면서 상환액은 줄일 수 있어 여러모로 계산이 맞는다고 보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경찰 안팎에서는 경찰대 출신 인력의 중도 이탈을 줄이기 위해 관련 제도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헌법상 직업 선택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국가 예산으로 양성한 인력이 의무복무 기간을 채우지 않은 채 잇따라 조직을 떠나는 현상을 가볍게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재직 중 로스쿨 진학을 준비하거나 학업을 병행하는 과정에서 업무 집중도가 떨어지거나 현장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채현일 의원은 "유능한 경찰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경찰대가 로스쿨 사관학교로 전락했다"며 "경찰은 직업선택의 자유라는 이유로 방관할 것이 아니라 국민 혈세로 교육받은 졸업생의 이탈을 막을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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