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사망' 목동 빗물펌프장 사고 치수과장 징계 적법…"주의 의무 위반"

오석진 기자
2026.10.12 07:00

2019년 7월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근로자 3명이 고립된 사고가 발생한 현장에서 수색 구조작업에 나선 구조대원들이 크레인을 타고 사고 현장을 나오고 있다. 이후 3명은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뉴스1

근로자 3명이 숨진 목동 빗물펌프장 사고 당시 서울 양천구청 치수과장이 징계를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나진이)는 당시 양천구청 치수과장이었던 강모씨가 양천구청장을 상대로 낸 견책 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 8월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사고는 2019년 7월31일 목동 빗물펌프장 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폭우로 수문이 자동 개방되면서 신월 저류배수터널에 약 6만1000톤의 빗물이 유입됐다. 당시 터널에 내려가 있던 작업자 2명과 이들에게 수문 개방 사실을 알리고 구조하려고 들어간 직원 1명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사망했다.

양천구청장은 2023년 강씨가 시설 운영과 안전조치 및 소속 직원 관리·감독 업무를 소홀히 해 성실의무를 위반했다며 감봉 1개월 처분을 내렸다. 강씨의 소청심사 청구에 서울시 지방소청심사위원회는 징계 사유는 인정하면서도 수위가 과중하다며 견책으로 감경했다. 강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강씨는 구청에 터널 내부 공사의 관리 책임이나 권한이 없어 작업자 진입 여부 등을 확인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자신은 인사권자가 아니어서 근무계획을 바꿀 권한도 없고 사고 당시 수문 자동제어시스템이 정상 작동한 만큼 업무를 소홀히 했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법원은 강씨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재판부는 강씨가 시설 운영 담당 부서장으로서 공사 진행 상황과 수문 운영 방식·기상 상태 등을 알고 있어 사고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봤다. 사고 전 시운전 때도 수문이 열려 작업자들이 급히 지상으로 이동한 일이 있었던 점도 고려됐다.

재판부는 "강우 예보가 이어지는 우기에 수문을 자동 개방하도록 설정하고 내부 공사를 계속하면서도 작업자 출입과 수문 개폐 상황을 공유할 연락망 등 안전조치를 마련하지 않았다"며 "비상시 수문을 즉시 제어할 수 있도록 직원 근무체계를 마련하는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강씨의 공사 관리 책임이 없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강씨가 시공사와 협력해 안전한 작업이 이뤄지도록 조치할 의무가 있다고 봤다. 인사권자가 아니더라도 직원 근무체계를 한시적으로 조정하거나 인사권자에게 이를 건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구조를 위해 들어간 직원의 사망과 강씨의 주의의무 위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지 않더라도 강씨의 성실의무 위반 자체가 징계 사유이므로 처분의 적법성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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