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학과 의사이자 작가인 남궁인 교수가 SBS 드라마 '닥터X:하얀 마피아의 시대(이하 '닥터X')'를 둘러싼 의학 고증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남궁인 교수는 지난 10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드디어 '닥터X' 방영이 시작됐다"며 "처음으로 현장 자문에 참여한 드라마"라고 밝혔다.
남 교수는 "무심코 보던 드라마 화면이 많은 사람들의 협업과 끝없는 인내, 집념에 가까운 광기로 이뤄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배우, 스태프 분들은 현장에서 정말 고생스러운 와중에서도 항상 다정하고 미소를 잃지 않으셨는데 모두가 자기 일에 은은하게 미쳐있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어 "특히 1화 맨 처음 야외촬영 장면은 무시무시하게 추운 겨울날 인적 없는 새벽 3시에 살수차로 세운상가 도로에 물을 뿌려놓고 촬영하는데, 다들 제정신이 맞으신건가 싶었다"며 "모두가 고생한만큼 '닥터X'의 엄청난 대박을 기원한다"고 했다.
그러나 '닥터X' 첫 방송 후 서혜부 탈장 환자를 응급 수술로 보내는 과정, 환자 혈압이 측정되지 않은 위급 상황인데도 마취과 처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 등 의학 고증에 대한 지적이 잇따라 제기됐고, "요즘 드라마는 의학 자문도 안 받냐", "의사한테 자문받은 게 맞냐"는 비판이 나왔다.
남 교수의 SNS 게시글에도 '의학 자문 하신 거 맞냐'는 댓글이 달렸는데 여기에 남 교수는 "맞다"며 "의학적으로 틀린 부분이 나온다면 자문이랑 제작진이랑 싸우다가 자문이 패배한 걸로 보시면 된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닥터X' 2화가 방송된 후에는 SBS 시청자 게시판에 '1형 당뇨'를 소아당뇨라고 언급한 부분에 대한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시청자들은 "가족 중에 '1형 당뇨'를 앓고 있는 아이가 있다. 1형 당뇨는 어린아이에게만 생기는 질환이 아니다. 환자와 가족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조금 더 세심하게 살펴봐 주셨으면 좋겠다", "'소아당뇨'라는 표현은 특정 당뇨병이 어린이에게만 생기는 질환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 등의 비판 게시글을 올렸다.
1형 당뇨 환자와 가족 단체들은 보건복지부에 소아당뇨가 아닌 '1형당뇨'로 명명해줄 것을 요청해왔다. 소아당뇨가 소아만 걸리는 질병이 아니어서 오해를 살 수 있고 자기관리를 하지 못해 걸린다는 편견과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시청자는 "'어린 환자들은 매일 혈당을 확인하고 인슐린을 투여하면서 또래 친구들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치료 행위와 관련해 '약쟁이'라는 표현이 방송에서 사용된 것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해당 단어는 일반적으로 약물 남용이나 마약 중독 등을 연상시키는 강한 부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닥터X' 2화에는 학교 화장실에서 혼자 인슐린 주사를 놓는 소녀가 친구들로부터 '약쟁이'라는 놀림을 받았다는 상황이 전개됐다.
해당 시청자는 "물론 제작진이 1형 당뇨 환자들이 겪는 편견과 차별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이를 사회적 문제로 제기하려 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방송을 시청한 아동이나 청소년이 해당 표현을 단순한 농담이나 놀림의 소재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드라마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극적인 연출 자체를 부정하려는 게 아니다. 오히려 의료 드라마가 질병과 환자의 현실을 보다 정확하게 전달하고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는 데 기여하길 기대한다"며 "그러나 의료 드라마가 특정 질환과 환자를 바라보는 인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실제 환자와 가족의 입장을 고려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닥터X'는 실패도, 타협도 모르는 천재적인 수술 실력으로 거대한 부조리를 깨부수는 의사 계수정의 활약을 그린 메디컬 느와르로, 방송 단 2회 만에 시청률 14.9%를 돌파할 정도로 안방극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