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취식' 방송에 식당 수십곳 당했다…"나 뜨면 경찰 긴장" 조롱까지

전형주 기자
2026.11.04 09:50
서울 성북구 보문동 일대 식당에서 상습적으로 무전취식하는 남성이 인터넷 방송까지 하며 영업을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JTBC '사건반장'

서울 성북구 보문동 일대 식당에서 상습적으로 무전취식하는 남성이 인터넷 방송까지 하며 영업을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JTBC '사건반장'은 3일 보문동 일대 식당과 카페에서 음식값을 내지 않고 버티는 남성 A씨에 대한 제보를 소개했다. 제작진이 파악한 피해 식당만 갈비집과 보쌈집, 고깃집 등 수십 곳에 달한다.

A씨의 방송을 지켜본 제보자들은 두세 달 전만 해도 며칠에 한 번꼴이던 '무전취식 방송'이 최근 한 달 사이 하루 두세 차례로 잦아졌다고 전했다.

한 제보자는 방송 화면에 잡힌 메뉴판을 단서로 인터넷을 검색해 A씨가 있는 식당을 알아냈다. A씨가 음식값을 내지 않을 것으로 보고 경찰에 신고한 뒤 업주에게도 전화해 "저 사람 돈이 없다. 더 이상 음식을 주지 말라"고 알렸다.

전화를 받은 업주는 음식값 3만6000원 결제를 요구했다. A씨는 "동생이 지금 오고 있다. 아무 걱정 하지 말라. 집도 바로 앞이다. 아파트에 혼자 산다. 내 집"이라면서도 끝내 결제하지 않았다.

A씨는 이후 바로 옆 보쌈집으로 이동해 4만8000원어치 음식을 주문하고 다시 방송을 켰다. 제보자가 이 식당에도 전화하자 A씨는 짜증을 내더니 시청자들에게 돈을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당시 일부 시청자는 실제로 A씨에게 4만8000원을 보내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시청자들에게 음식값을 대신 보내달라고 한 뒤 업주에게는 곧 입금될 것이라며 시간을 끌기도 했다. 업주가 거듭 결제를 요구하면 "경찰에 신고하라"며 버텼다고 한다. /사진=JTBC '사건반장'

제보자들은 A씨가 주로 나이 든 업주가 운영하거나 여성만 있는 식당을 찾아갔다고 지적했다. 처음에는 정상적으로 결제해 의심을 피한 뒤 재방문해 외상을 요구하거나 돈을 내지 않는 식이었다.

시청자들에게 음식값을 대신 보내달라고 한 뒤 업주에게는 곧 입금될 것이라며 시간을 끌기도 했다. 업주가 거듭 결제를 요구하면 "경찰에 신고하라"며 버텼다고 한다.

제작진과 연락이 닿은 한 피해 업주는 "여자 혼자 가게에 있는데 음식을 다 먹고 나서 돈이 없다고 했다"며 "2만~3만원 정도의 소액이기도 했고, 해코지가 무섭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해서 그냥 보냈다"고 털어놨다. 다른 업주도 여성 아르바이트생만 가게에 있을 때 A씨가 찾아올까 봐 걱정된다고 했다.

인근 업주들 사이에서는 이미 A씨의 무전취식이 알려져 있었다. 다만 A씨가 동네에 사는 이웃인 데다, 아르바이트생에게 주문하거나 무작정 자리에 앉으면 대응하기 어렵다는 하소연이 나왔다.

A씨는 방송에서 경찰을 조롱하는 발언도 했다. 자신은 재산이 있어 구속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하는가 하면, 경찰서에 가는 것을 '나들이'에 빗댔다. 또 "내가 혜화경찰서에 떴다 하면 경찰서 자체가 긴장한다"고 했다.

방송에 출연한 변호사는 집을 소유했다는 이유만으로 구속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 사례가 많고 무전취식이 반복된 만큼 사기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피해 업주들은 관련 사례를 모아 공동으로 고소하거나 신고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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