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반도체 실적 기대감이 살아나며 7000에 육박했지만 1만선 도달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금리와 환율이 급변동하며 매크로 불안 요인이 커진 가운데 상반기 상승장을 이끌었던 개미(개인투자자)들의 이탈이 증시 동력을 약하게 만든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미국-이란전, 미국 중간선거 리스크도 코스피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8일 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153.17엔까지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에 이어 엔 환율까지 급락(엔화가치 상승)하며 환율 변동성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면서 과거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로 증시가 급락했던 기억이 소환되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중앙은행의 금리인상과 가파른 엔화 강세는 지난 2024년 8월 엔캐리 청산 우려 당시를 상기시킨다"며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금방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금융시장이 안정적이고 미국·일본 개입 가능성도 높아 큰 충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앞서 7월 이후 급격하게 내린 원/달러 환율(원화 강세)로 기업 원화 환산 이익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있다. 특히 수출·경기민감주들이 주도하고 있는 국내 증시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속도는 느려지겠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도 나타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최근 엔화 강세 분위기는 원화 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원/엔 동조화 현상이 강화된 상황에서 엔 환율 추가 하락 시 원/달러 환율도 동반 하락할 여지가 크다"고 했다. 금리 움직임도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채 30년 금리는 지난 2분기 말 4.903%에서 2개월여 만에 33.3bp(1bp=0.01%) 상승해 5.2%대를 넘어섰다. 이란전이 장기화되며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물가 우려가 지속되고 있고 미국 재정 문제와 성장 호조 등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반영되면서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 기조에 돌입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 금리가 상승하는 등 글로벌 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 밖에 길어지는 미국-이란전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나타날 수 있는 중국과의 무역·관세 관련 긴장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개미(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이탈 가능성이 코스피의 본격적인 반등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1조1000억원 순매수하며 매수세로 전환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9조8000억원을 순매도 중이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지수가 등락을 거듭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투자자 예탁금도 93조원대로 떨어지며 지난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