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주총 D-1' 캘퍼스·NBIM, MBK 지지…국민연금 중립

김지훈 기자
2026.09.08 16:56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 의결권 행사계획/그래픽=이지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이사회 구성을 놓고 각각 후보를 낸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국내외 주요 연기금의 표결이 엇갈린다.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캘퍼스)과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관리청(NBIM)은 영풍·MBK 측 감사위원 후보에 찬성하기로 했고 국민연금은 양측 후보 모두에 찬성하기로 했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NBIM은 사전 의결권 공시를 통해 오는 9일 고려아연 임시주총에서 주주제안 후보인 박유경 전 APG자산운용 본부장에게 찬성할 계획을 밝혔다. 캘퍼스도 박유경 감사위원 후보 선임안에 찬성하고 영풍·MBK 측 신임 이사 후보인 이준봉·심혜섭 후보 선임안에도 찬성하기로 했다. 반면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백인규 전 한국딜로이트그룹 이사회 의장의 감사위원 선임안에는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다.

캘퍼스는 고려아연 인수 자금원인 MBK파트너스 6호 펀드의 출자자(LP)이기도 하다. 캘퍼스는 2023년 11월 6호 펀드에 2억5000만달러를 출자 약정했다.

의결권 자문사의 경우 백인규 후보에 대해 미국 ISS(인스티튜셔널 셰어홀더 서비스), 미국 글래스루이스, 영국 PIRC(연금·투자리서치컨설턴트), 미국 이건존스 프록시서비스 등 해외 4곳과 서스틴베스트, 한국의결권자문, 한국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연구소, 한국ESG평가원 등 국내 4곳 등 8곳이 찬성을 권고했다. 백 후보가 한국·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을 갖고 딜로이트코리아 고위직을 지내며 회계·감사·재무자문·내부통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점이 강점으로 부각됐다.

MBK는 고려아연 공개매수 당시 NH투자증권으로부터 1조5785억원 규모의 브릿지론을 조달했다. 이 가운데 약 1조원을 6호 블라인드펀드 출자자 대상 캐피탈콜(출자 요청) 등으로 상환하는 등 6호 펀드를 고려아연 투자에 활용해왔다. 국민연금도 2025년 말 기준 'MBK파트너스6호의2 사모투자합자회사'에 대한 투자금액을 234억8200만원으로 공시했다. 다만 국민연금은 출자금이 고려아연 인수에 쓰이는 데는 선을 그어왔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2월 말 6호 블라인드펀드에 3000억원 출자를 확정하면서 적대적 M&A(인수합병) 전략에는 출자금 투입 금지를 조건으로 요구했다. 이후 국민연금은 MBK파트너스가 6호 펀드로 고려아연에 투자하기 위해 출자 기관에 요청한 캐피탈콜에 응하지 않았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7일 제11차 위원회를 열고 오는 9일 열리는 고려아연 주주총회 안건 3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해 모두 '찬성'으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집중투표제로 부여된 의결권을 상정된 후보 이형규·서은숙·이준봉·심혜섭 4인에게 각각 4분의1씩 나눠 행사한다.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선임 안건에서도 백인규·박유경 후보 모두에 찬성하기로 했다. 두 후보 가운데 한 명만 선임되는 안건이어서 국민연금의 공식 의결권 행사는 찬성이지만 사실상 두 후보 간 표결 우열에 개입하지 않는 효과를 낸다. 국민연금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5.48%다.

한편 감사위원 선임에는 3%룰이 적용돼 양측이 보유한 전체 지분율을 그대로 행사할 수 없다. 최대주주는 특수관계인 등의 지분까지 합산해 3% 제한을 받는 반면 다른 주주는 개별적으로 3% 제한을 받는다. 국민연금은 MBK펀드 등 출자 펀드에 대한 자금 회수규모·계획 등에 대해서는 개별 투자 안건에 대해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