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아이의 출생부터 만18세까지 장기 운용하며 자립 기반을 만드는 '우리아이자립펀드'를 두고 금융투자업계의 기대감이 크다. 미성년 고객 저변을 넓힐 수 있는 데다 최대 19년간 장기운용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운용자산을 확대할 수 있어서다. 다만 증권사, 운용사의 참여 방식·역할이 정해지지 않아 각론에 따라 각 업권의 이해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은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2027 회계연도 예산사업' 중 1465억원을 신규 편성한 우리아이자립펀드에 대해 고객 저변 확대와 운용자산 증대의 측면에서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상품의 취지부터 내용에 공감한다"면서 "증권사에서도, 운용사에서도 새로운 상품을 팔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각 사에서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아이자립펀드는 출생부터 만18세까지 아동 명의의 펀드에 대해 부모· 정부가 함께 적립·투자하는 상품이다. 아동이 청년이 됐을 때 학업·독립·창업 등을 위한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중장기 금융투자상품으로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이자 대선공약이다. 정부가 중위소득 50% 이하에는 연 120만원씩 지원하고, 중위소득 50~150%는 부모의 납입액에 비례해 최대 연 100만원을 지원한다.
금융투자업계가 우리아이자립펀드에 기대를 갖는 건 은행 예·적금 중심이었던 청년 정책상품에서 운용사 펀드로의 패러다임 전환이기 때문이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한창 유행했던 어린이 펀드가 있었지만 우리아이자립펀드는 정부의 매칭 지원금, 비과세 혜택을 준다는 점에서 사실상 최초의 정책금융상품"이라고 했다. 실제 청년 자산형성을 위한 장기 운용상품은 문재인 정부의 청년희망적금, 윤석열 정부의 청년도약계좌 등 은행 적금 상품 위주였다.
최대 19년간 장기운용 가능한 자산이 커지는 것도 자산운용업계에서 환영하는 지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계좌당 매달 최대 200만원 운용자산이 유입되는 것이기 때문에 분명히 운용자산 파이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며 "특히 10년 이상 장기간 운용할 수 있다는 건 그동안 자산운용업계에서 계속 강조해왔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특히 운용자산에 ETF(상장지수펀드)가 활용될 경우 장기·적립식 자산이 ETF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투자자 기반과 운용자산이 확대되는 효과가 기대된다"며 "단순한 운용자산 확대보다는 장기투자 문화가 확산되고 새로운 투자자층이 형성되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짚었다.
증권사 또한 판매창구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민성장펀드처럼 증권사에서 판매가 가능할 경우 전용 계좌를 만드는 과정에서 증권사 고객도 늘어나고 이를 계기로 다방면의 서비스·상품 마케팅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일단 국회에서 예산이 확정되면 업계와 세부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직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이라 국회의 심사가 필요한 데다 아동복지법, 조세특례제한법 등 관련법도 통과돼야 시행이 가능해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우리아이자립펀드 판매·운용 방식,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나 IRP(개인형퇴직연금) 계좌와의 연계 여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고 앞으로 업계와 협의해야 할 부분"이라며 "운용수익에 대한 비과세 여부도 확정된 것이 없어서 내년 하반기 출시 전까지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