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쏠림에 KRX 300까지…미국 파생상품규제 확대된다

김세관 기자
2026.09.09 14:55

삼성전자 등 비중 너무 높아…미국서 소수집중형지수로 전환
당장 우리 시장 현물에 영향은 제한적…선물 규제 부담↑거래량이나 유동성 영향 있을수도

KRX 300 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그래픽=이지혜

반도체 종목 쏠림이 지속되면서 한국거래소(KRX)가 구성하고 발표하는 주요 지수들의 미국 내 규제가 강화된다. 현지 파생상품 규제와 관리감독 당국이 추가되는 상황으로 당장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일부 기관 거래 축소 가능성 등 간접적인 우려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9일 한국거래소(이하 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최근 파생상품을 다루는 금투업계를 대상으로 KRX 300 지수 성격 전환 예정에 따른 유의사항 안내 공문을 배포했다. 거래소는 공문을 통해 최근 KRX 300 지수 내 단일종목 최고 비중이 증가하면서 미국 법규에 따라 오는 15일부터 KRX 300이 소수집중형지수(Narrow-based Index)로 전환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KRX 300은 코스피와 코스닥 우량종목 300개로 구성된 주가지수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아우른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기관들도 우리 자본시장 대표 벤치마크 지수로 활용한다. 산업별 대표기업이 상대적으로 균형 있게 반영된 지수라는 평가도 받는다.

소수집중형지수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분류하는 체계다. 한 종목의 비중이 30%를 초과하거나 상위 5개 종목 합계가 60%를 넘는 등의 기준 중 하나만 충족해도 소수집중형지수로 구분된다.

거래소가 금투업계에 보낸 공문에서 KRX 300 지수 내 단일종목 최고 비중이 증가했다고 한 만큼 KRX 300 지수가 담고 있는 종목 중 국내 시장 전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비중이 크게 증가한 요인이 KRX 300의 소수집중형지수 편입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 관계자는 "KRX 300은 지난 6월15일 기준으로 이전 3개월 내 45일 이상 소수집중형지수 전환 요건을 충족하게 됐다"며 "이후 3개월의 유예를 거쳐 오는 15일 소수집중형지수로 전환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일 기준 삼성전자의 KRX 300 내 비중은 약 28% 수준이다.

거래소가 구성한 대표 지수들 중 삼성전자를 포함해 종목이 100개뿐인 코리아 밸류업지수와 종목 200개인 코스피 200 지수 등은 각각 올해 상반기를 전후해 이미 소수집중형지수로 전환된 상황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그나마 균형 잡힌 지수라고 여겨지는 KRX 300마저 소수집중형지수로 편입된 점을 주목한다. 올해 국내 주식시장의 쏠림이 얼마나 심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자본시장에선 향후 KRX 300에 투자하는 미국계 투자자의 선물거래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관측한다. 소수집중형지수에 들어가면 CFTC뿐만 아니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제도 동시에 받게 된다. 일반적인 주가지수가 아니라 증권선물(Security Future)로 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SEC가 관할하는 추가적인 법과 파생상품 규제가 적용되고 지수의 성격도 달라지면서 일반 개인 위탁 투자자의 접근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한다. 자격을 갖춘 기관투자자만 접근할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본다.

다만 국내 금투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는 물론이고 지수에 포함된 종목 주가 등에 미치는 영향은 당장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법상 지수의 성격이 바뀌는 것이고 위탁 투자를 했던 미국 내 개인투자자 비중도 크지 않다는 의견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현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어쨌든 미국계 기관의 KRX 300 거래에 규제 부담이 커지는 건 사실"이라며 "KRX 300 선물에 있어서는 외국인 거래량이나 유동성 등에서 변화가 감지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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