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덕에 10조 벌었는데…"벤처투자에 1조" 증권업 사회기여 '싸늘'

방윤영 기자
2026.09.09 16:46

벤처 회수시장 1조 투자로는 "부족" 평가
이달 말 금감원장 주재 증권사 CEO 간담회에서 관련 메시지 나올 가능성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사 /사진=뉴스1

금융투자업계가 1조원 규모 벤처 세컨더리 투자를 사회기여 방안으로 내놨지만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권의 이자환급, 금리 인하 등 금융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혜택을 주는 사회기여 활동과 달리 투자자 체감도가 낮다는 이유에서다. 금융투자업계 내부에서도 투자자가 체감할 수 있는 사회기여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9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최근 증권업계와 공동으로 3년간 이 같은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이걸로는 부족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동안 투자자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교육 강화나 인프라 투자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쳐온 만큼 벤처시장 투자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측면에서다.

이에 따라 이달 말 예정된 이찬진 금감원장과 증권사 CEO(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관련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증권업계의 사회기여 방안은 이 원장이 특히 관심 있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거둔 증권사의 수익 원천이 투자자인 만큼 투자자가 체감할 수 있는 부분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회기여 논의의 배경에는 증권업계의 가파른 실적 성장이 있다.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총 10조2700억원으로 처음 1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으로 늘었고 지난해 연간 순이익 9조원도 반년 만에 넘어섰다. 특히 상반기 증시 호황에 주식거래대금이 증가하며 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어난 점이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상반기 10개 증권사 실적/그래픽=김지영

이처럼 투자자로부터 수익을 거둔 만큼 벤처시장 투자란 간접적 방식보다 투자자에게 직접적으로 돌아가는 사회기여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미 은행권은 이자환급과 금리 인하, 채무조정 등 투자자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주는 상생·포용금융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금융투자교육과 투자자 보호를 비롯해 청년·취약계층의 자산형성 지원, 중소·벤처기업 자금공급, 공익·상생펀드 조성 등이 방안으로 거론된다. 학계에선 금융투자교육 강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최근 '빚투'(빚내서 투자)를 비롯해 투자자의 손실 위험을 키울 수 있는 고위험 상품이 적지 않은 만큼 단순한 투자지식 전달을 넘어 위험을 제대로 인식시키는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는 측면에서다.

역대급 실적과 함께 자본시장의 위상이 커지면서 증권업계도 이에 걸맞은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요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국정감사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책임론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만큼 정치권에서 증권사에 사회적 책임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이후 개인투자자들은 손실을 본 반면 증권사의 수익만 늘렸다는 비판이 나오면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통한 증권사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지난 7월 말 기준 총 893억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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