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우리를 네오클라우드 기업으로 묶어 생각하는데, 래블업은 네오클라우드의 비용을 줄여주는 회사다. 네오클라우드 경쟁이 심해질수록 우리에 대한 수요는 커진다."
신정규 래블업 대표는 최근 발생한 코어위브발 네오클라우드 산업 우려와 AI(인공지능) 기업 주가 하락이 오히려 래블업에게 기회라고 설명했다. 네오클라우드가 책임져야 하는 막대한 GPU(그래픽처리장치) 투자 비용을 줄여줄 수 있는 것이 래블업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이다.
래블업은 30~50%대 GPU 효율을 최대 85%까지 끌어올려 준다. 수천수억원대의 GPU를 직접 구매하지는 않지만, GPU를 가진 모든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
신 대표는 "네오클라우드 회사들이 수익을 내기 위해서라도 래블업과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해외에서는 저희를 네오클라우드 리스크 헷징 기업으로 분류한다"고 강조했다.
네오클라우드는 AI 모델 학습과 추론 등에 특화된 GPU 기반 클라우드다. 아마존의 AWS,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애저, 구글의 GCP 등 CPU(중앙처리장치)와 GPU를 섞어 제공하는 범용 클라우드와 구분되는 AI·GPU 전문 클라우드다.
그러나 최근 가트너가 경쟁이 심화되면서 네오클라우드 독자생존이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을 발표했다. 코어위브 주가는 하루 만에 15% 넘게 빠졌고, 또 다른 네오클라우드 기업인 네비우스도 하루 만에 12% 급락했다. GPU 투자도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며 반도체주도 크게 조정받았다.
관련 유탄을 래블업 IPO(기업공개)가 맞았다.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래블업의 경쟁률은 284.53대 1에 그쳤다. 특히 기관의 의무 보유 확약 신청 비율은 수량 기준 2.09%에 불과했다. 공모가는 밴드 하단인 1만9000원으로 확정됐다. 이어 22~23일 진행된 일반투자자 청약 경쟁률도 3.55대 1이었다.
신 대표는 내년 초부터 본격화될 해외 매출로 래블업의 사업성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현재 래블업의 해외 매출 비중은 2%대지만, 내년부터 가시적인 성장세를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논의가 진행 중인 지역은 △미국 △유럽 △동남아 △일본 등이다.
그는 "네오클라우드 중에서 고객 케이스가 늘어나면서 내년 3~4월 사이 해외 사업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이 밖에도 미국, 동남아를 포함한 여러 회사에서 AX(AI 전환)를 하는 회사들과 논의가 진척되고 있어 내년 초 공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해외에서 6개 판매 파트너를 교육하고 있으며, 내년 초부터 이들을 통해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신 대표는 AI 인프라 시장이 커질수록 래블업의 수익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GPU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수십~수백조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해졌는데, 이들의 효율성을 높여주면서 시장 전체와 함께 사업 기회도 커진다는 의미다. 소프트웨어 기업 특성상 해외 진출도 자유롭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사업구조로 비용 부담도 낮아 향후 매출 증가 속도가 비용 증가 속도를 웃돌 전망이다.
예를 들어 GPU 1장에서 100만큼 연산할 수 있는데, 래블업의 백엔드닷AI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면 160까지 연산 능력이 좋아진다. 신 대표는 "이때 추가된 60의 연산 능력만큼의 효용 중 일부 비율을 과금하는 것이 래블업의 수익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고객에서 발생하는 반복매출도 경쟁력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94.7%가 반복매출이며, 최근 5년 평균 순매출유지율(NRR)은 137.9%다. 기존 고객들이 GPU를 증설하거나 새로운 세대의 GPU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라이선스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는 의미다. 신 대표는 "지난해만 보면 NRR이 약 170%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신 대표는 상장의 가장 큰 목적도 해외 진출 등을 위한 자본시장에서의 인지도 확보로 꼽았다. 그는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분들을 래블업을 잘 알지만, 자본시장에서는 저희를 거의 몰랐다"며 "당장 자본이 급하게 필요한 상황은 아니지만, 현시점에서 IPO를 통해 산업 내 위치를 알릴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신 대표는 기존 주주의 자발적 보호예수가 성장성에 대한 확신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신규 기관투자자들의 의무보유확약 신청 비율은 2.09%로 저조했지만, 기존 투자자의 약 40%가 보호예수에 참여했다. 최대주주와 공동창업자의 지분이 50%를 넘는데, 보호예수 기간이 대부분 2~3년이다.
신 대표는 "2017년과 2022년 두 차례만 외부 투자를 유치했기 때문에 투자자 상당수 지분이 의무보유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대부분 요청한 보호예수 기간에 동의를 해주셨다"고 설명했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은 약 3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