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2026년도 국정감사와 더불어 본격적인 2027년도 예산안 심사에 돌입한다. 정부가 이달 초 발표한 2027년 예산안에는 9조4000억원대 AI(인공지능) 대전환 비용 등 대한민국을 'AI 국가'로 전환하기 위한 각종 사업이 담겼다. 12월 초까지 두달여간 진행될 예산안 심사에서 역시 이들 AI 사업 예산이 어떻게 처리될지 관심이 쏠린다. 예산안 심사에서 여야의 전쟁터가 될 것으로 보이는 주요 AI 사업을 자세히 살펴봤다.
우선 정부는 '전국민AI서비스 보편적 활용지원' 즉, '모두의 AI' 사업에 예산 2500억원을 편성했다. 2027년부터 예산이 신설되는 모두의 AI 사업은 국산 AI모델 확보 성과를 바탕으로, 전국민이 쉽고 편리하게 우리 AI 서비스를 무제한·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목적을 담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공모를 통해 모두의 AI 참여 사업자로 △SK텔레콤 △KT △카카오 등 3개사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을 선정했으며 이들 사업자는 각각 자신의 특장점을 바탕으로 모두의 AI 애플리케이션(앱)을 올해 중 선보일 예정이다.
정부는 2027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예산을 투입, 모두의 AI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들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GPU(그래픽처리장치) 지원에 1700억원을 투입하고 3개 컨소시엄에 각각 100억원씩 총 300억원을 쏟는다. 남은 500억원은 한도 내에서 특화AI서비스 개발을 지원하는데 사용할 예정이다.
우리나라가 최상위 AI 모델을 개발하고 확보하는데 투입하는 예산은 5조5937억원이다. 정부가 진행 중인 독자AI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개발 프로젝트를 주축으로 인재 양성 사업까지 고루 담았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설명이다.
독파모 프로젝트 지원을 위한 AI 컴퓨팅 자원 활용기반 강화 예산은 4조2752억원. 올해 예산안 2조1087억원과 비교하면 두배 이상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이 사업 예산의 대부분이 GPU 서버를 확보하는데 쓰이게 된다. 차세대 칩인 '베라루빈' 랙 140대를 임대하는데 대당 275억원, 총 3조85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 'H100'급 GPU 4000장, 'B200'급 GPU 4000장 등 다양한 GPU 임차 예산으로 3885억원을 배정했다. 갈수록 비싸지는 GPU 가격을 감안해 과기정통부 AI 전환 예산의 절반 가까운 금액을 GPU확보에 담아냈다는 설명이다.
과기정토부 측은 "시장 상황 등에 따라 확보 기종은 동 성능 이상 상위 모델 등으로 변동 가능하며 산·학·연 등을 포함한 범국가적 첨단 AI 반도체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GPU뿐만 아니라 프론티어급 AI가 학습하기 위한 데이터 지원에도 8000억원을 쏟는다. 2026년 예산 300억원과 비교하면 26.7배로 덩치가 커졌다. 우리나라가 개발 중인 AI 모델의 지능·성능이 단기간에 프론티어급에 도달할 수 있도록 고품질 학습 데이터를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들 예산으로 확보한 학습용 데이터는 정부의 독파모, 보안특화 AI 개발 프로젝트 참여기업에 제공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생성AI 프론티어 인재 양성을 위해 250억원을 투입하는 등 인적 자원 개발에도 예산을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한편 현재 3차 심사를 앞두고 있는 독파모 등 AI 개발 프로젝트의 심사방향을 재편하고 이르면 10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산업이나 개발자들이 많이 쓸 수 있는 AI 모델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며 "어느정도 성과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 (사용자들이) 많이 쓰게 만들어야 그것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지고 AI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평가방향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