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 숫눈, 볼우물을 아시나요…100년 전 '말모이' AI로 되살렸다

구자윤 기자
2026.10.09 10:00

한글날 제정 100주년 기념 '2026 말모이' 캠페인
SKT, 글꼴·순우리말 100선 공개

SK텔레콤 모델이 AI 파운데이션 모델 'A.X K2'가 고른 순우리말 100개를 담은 책자 '2026 말모이'를 소개하고 있다/사진 제공=SK텔레콤

'윤슬', '숫눈', '볼우물' 등 일상에서 낯설어진 순우리말을 AI가 찾아냈다. 윤슬은 햇빛이나 달빛에 비쳐 반짝이는 잔물결을 뜻한다. 숫눈은 눈이 내려 쌓인 그대로의 깨끗한 눈을 의미하고, 풋낯은 서로 낯이나 익힐 정도로 아는 사이를 뜻한다. 볼우물은 보조개를 말한다.

SK텔레콤은 국립국어원·국립한글박물관과 함께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기념하는 '2026 말모이' 캠페인을 진행중이다. 글과 소리로 남은 우리말 기록을 AI로 분석해 일상에서 다시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100여년 전 주시경 선생과 제자들이 한 자 한 자 모은 우리말 사전 원고 '말모이'가 AI(인공지능)를 통해 글꼴로 다시 태어났다. SKT는 말모이 전체 스캔본과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우리말샘을 자체 AI 파운데이션 모델 'A.X K2'로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말모이체'를 제작하고 국립국어원 검수를 거쳐 '인공지능이 모은 아름다운 순우리말 100'을 선정했다.

말모이체는 원고에 남아 있는 'ㄱ(갈죽)' 설명에서 출발했다. A.X K2가 원고 속 글자를 이미지로 분석해 자음과 모음의 형태를 정리하고 이를 기반으로 서체를 완성했다. 글꼴은 한글학회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SKT는 '윤슬', '숫눈', '볼우물' 등 일상과 멀어진 고유어 중에서 △서정적이거나 긍정적인 심상이 담겨있고 △제목·이름·자막 등에 활용할 수 있으며 △지금 사용해도 어색하지 않은 순우리말 100개를 'A.X K2'를 활용해 찾아냈고 책자로도 제작해 국립한글박물관에 기증키로 했다.

100년 전의 '소리'도 되살린다. SKT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된 한글학자 이극로 선생의 육성 녹음을 활용해 말모이 원고와 연결한 캠페인 영상을 제작해 SKT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이극로 선생은 조선어학회 간사장으로 '조선말 큰사전' 편찬을 이끌었다.

일반 이용자도 말모이에 참여할 수 있다. SKT는 공식 SNS를 통해 지역 사투리와 세대별 신조어를 소개하고 이용자들이 오늘의 우리말을 함께 모으는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이승열 SKT 전략Comm실장은 "100여 년 전 선조들이 모은 우리말을 AI로 이어 쓰고 누구나 쓰는 글꼴과 말로 나눌 수 있도록 이번 캠페인을 마련했다"며 "AI가 우리말과 우리 문화의 가치를 지키는 데 쓰일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