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의 신약개발 방식이 진화해나간다. 기술수출 중심에서 뚝심 있는 R&D(연구·개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직접 승인을 획득하고 임상 실패를 거울삼아 또다른 적응증의 '계열 내 최고'(Best-in-class) 신약개발에 도전하는 등 개발전략이 다변화하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테라퓨틱스는 지난 23일(현지시간) FDA로부터 FGFR2(섬유아세포성장인자수용체2) 표적 항암제 '리픽투'(성분명 '리라푸그라티닙')의 품목허가 승인을 획득했다. 기존에도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등 항암신약이 FDA 승인을 받았지만 국내 기업이 제반 절차를 주도하며 직접 NDA(신약허가신청서)를 제출, 허가를 획득한 것은 리픽투가 처음이다.
리픽투는 FGFR2 융합·재배열을 보유한 담관암 환자의 2차 치료제로 승인됐다. 담관암은 담즙이 이동하는 통로(담관)에 발생하는 암으로 미국에서 매년 8000여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한다. 리픽투는 글로벌 임상1·2상에서 ORR(객관적반응률) 45.7%, mDoR(반응지속기간 중앙값) 11.8개월을 기록해 동일 계열 치료제 2개 제품의 유효성 지표를 모두 상회했다. 진양곤 HLB그룹 이사회 의장은 "리픽투를 2040년까지 14년간 특허를 보장받으면서 글로벌 시판할 수 있게 됐다"며 "FDA와 소통하며 쌓인 경험과 역량은 신약 승인 못지않은 큰 자산"이라고 말했다. 엘레바테라퓨틱스는 연내 리픽투를 미국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반면 같은 날 한올바이오파마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IMVT-1402'(성분명 '아이메로프루바트')의 피부홍반 루푸스(CLE) 대상 임상시험은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다. 총 57명의 환자에게 아이메로프루바트와 위약(가짜약)을 투약한 결과 12주차에 주요 평가지표인 질환 면적·피부 루푸스 활성도 지수(CLASI-A) 변화율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에 한올바이오파마로부터 해당 물질을 기술이전받은 이뮤노반트(모회사 로이반트)는 임상결과와 시장상황을 고려해 피부홍반 루푸스에 대한 적응증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이뮤노반트는 여러 평가지표에서 아이메로프루바트가 더 나은 결과를 보인다는 수치적 개선경향이 관찰됐고 병인성 IgG(면역글로불린G) 감소폭이 클수록 치료반응률이 높다며 긍정적 측면을 부각했다. 피부홍반 루푸스 임상을 통해 얻은 자가면역질환의 이해를 바탕으로 나머지 5개 적응증의 임상개발도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하반기에 발표될 난치성 류머티스 관절염 임상2b상 2차 평가 결과는 2개 이상 생물학적 제제에도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치료선택지'를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지난 5월 발표된 중간분석(16주차)에서 아이메로프루바트는 관절의 통증과 부종 등 류머티즘 관련 증상을 20%·50%·70% 이상 개선한 비율(ACR20·50·70 반응률)이 각각 72.7%, 54.5%, 35.8%를 기록하며 높은 효능을 입증했다.
이호철·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메로프루바트는 전체 적응증이 '계열 내 최고' 신약으로 개발됐다"며 "앞으로 2년간 임상데이터 발표가 순차적으로 이어지는 만큼 성공여부에 따라 잠재적 상승여력이 크게 존재한다"고 분석했다.